올빼미는 어떻게 소리 내지 않고 조용히 날 수 있을까?

파리도 소리를 내는데, 올빼미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로는 비둘기, 참새, 까치, 까마귀 정도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우리가 특히 가까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새는 비둘기인데, 날아오를 때 날개에서 푸드덕 소리가 나는 것을 들어 봤을 겁니다.

비둘기뿐 아니라 대부분의 새가 날개를 빠르게 퍼덕이며 공기와 부딪쳐 소리를 내고,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런데 올빼미는 날 때 거의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직접 실험한 영상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여기서 주제의 궁금증이 생깁니다. 파리도 날 때 ‘윙윙’ 소리를 내는 와중에 그보다 훨씬 큰 올빼미는 어떻게 소리 없이 날 수 있는 걸까요?

먹잇감에 들키지 않는 조용한 사냥

올빼미는 주로 밤에 활동하고, 작은 쥐나 곤충 등을 잡아먹습니다. 이들을 사냥할 때 중요한 건 먹잇감에 들키지 않고 접근하는 것이므로 조용한 비행은 생존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능력입니다.

몸집에 비해 큰 날개

이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올빼미는 여러 특징을 지녔습니다. 우선 골격과 날개가 조용한 비행에 최적화되어 있는데, 몸집에 비해 날개가 커서 양력을 얻는 데 유리합니다. 한 번의 날갯짓만으로도 먼 거리를 활공할 수 있습니다.

날개의 크기는 종마다 차이가 있으나 대략 소형 종(Little owl)은 몸길이 22~23cm 정도에 날개폭이 50~60cm 정도이고, 중형 종(Long-eared owl, Barred_owl)과 대형 종(Snowy owl)은 몸길이 40~70cm에 날개폭은 1~1.4m 정도 됩니다.

비둘기 몸길이가 29~35cm 정도이고 날개폭이 62~72cm 정도이므로 긴귀올빼미(Long-eared Owl)와 비교해 보면 몸길이는 비슷하지만, 날개폭은 무려 24~27cm 정도 차이 나는 겁니다.

덕분에 올빼미는 끊임없이 날갯짓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파리나 벌새처럼 날개가 상대적으로 작은 경우에는 양력을 유지하려고 쉴 새 없이 날개를 움직여야 하므로 소음이 더 크게 납니다.

날갯짓은 왜 소리를 낼까?

또한, 올빼미 날개에는 구조 자체에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보통 새가 날개를 퍼덕일 때 공기는 단순히 앞에서 뒤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겹의 층이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며 복잡한 패턴을 만들어 내고, 그 과정에서 날개 끝이나 표면을 따라 와류(Vortex)가 형성됩니다.

와류란 강물이 바위에 부딪친 뒤 뒤쪽에 생기는 소용돌이처럼 흐름이 어떤 장애물 때문에 방향을 바꾸고 회전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런 와류(Vortex)가 커지고 불규칙하게 합쳐지면 흐름이 뒤죽박죽 섞인 상태가 되는데, 이걸 난류(Turbulent flow)라고 합니다.

난류는 공기 속에서 끊임없이 작은 압력 변화를 만들고, 그 압력의 떨림은 소리로 퍼져 나갑니다. 대부분의 새가 날 때 들리는 휙휙 소리가 이런 난류가 방출하는 에너지의 결과입니다.

소음을 줄이는 깃털의 세 가지 구조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올빼미의 날개는 이런 와류와 난류가 커지는 것을 막아 소음이 나지 않도록 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졌습니다.

날개 앞부분(Leading-edge comb)은 빗살처럼 잘게 갈라져 있어 공기를 여러 갈래로 흐르게 하여 큰 소용돌이가 생기지 않고 작은 와류들이 서로를 상쇄하듯 흩어집니다.

벨벳처럼 부드러운 솜털

그리고 날개 표면에는 벨벳처럼 부드러운 솜털(Velvety Down)이 덮여 있습니다. 이는 공기와의 마찰에서 생기는 작은 난류를 흡수하여 특히 귀에 거슬리는 고주파 잡음을 줄여 줍니다. 이는 마치 흡음재에 미세한 구멍이 많아서 그 속으로 들어간 소리가 다시 되돌아 나오지 못하는 것과 유사한 원리입니다.

공기를 흩어 주는 날개 끝

또한, 날개 끝(Trailing_edge Fringe, TE)은 잔털이 퍼져 나가듯 섬세하게 갈라져 있어 뒤쪽으로 빠져나가는 공기가 커다란 소용돌이 하나로 모이지 않고 수많은 작은 흐름으로 흩어지게 해줍니다.

실험에서도 확인된 조용한 비행

이처럼 올빼미의 날개는 와류가 크게 성장하지 못하게 막고, 난류가 생겨도 강한 소음으로 이어지지 않게 분산시키는 구조입니다.

독일의 한 연구진이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펼쳐진 날개 표본에 바람을 보내 소음을 비교하였을 때 특정 주파수 조건에서 올빼미류의 날개가 다른 새의 날개보다 약 5~10dB 낮은 소음을 냈습니다.

또 실제 비행 소음을 비교한 실험에서도 먹잇감이 잘 감지할 수 있는 고주파(1.6kHz 이상) 대역의 소음이 줄어든다는 결과가 확인됐습니다.

즉, 올빼미의 무음 비행은 날개가 커서 천천히 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날갯짓으로 인한 공기 흐름에서 발생하는 와류와 난류를 교묘하게 제어하는 데 있습니다.

올빼미에게 배우는 소음 저감 기술

그리고 이러한 올빼미의 깃털 구조를 모방한 기술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풍력 발전기에 가까이 가면 엄청난 소음이 발생하는데, 올빼미의 깃털 구조를 적용하면 소음을 크게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 군사적으로 스텔스기 같은 항공기와 드론에서 나는 소음을 줄이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자연에 이미 이렇게 놀라운 기술이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원고 : 송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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