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외관은 완벽히 좌우대칭이라고 말하긴 어려워도 얼핏 봤을 때 좌우대칭입니다. 그런데 사람의 내부 장기를 들여다보면 비대칭입니다. 사실 사람뿐만 아니라 자연계의 대부분 생명체가 그러한데, 짚신벌레라는 단세포 생명체 조차도 세포소기관은 비대칭으로 되어 있습니다. 외부는 좌우대칭으로 되어 있으면서 왜 내부는 비대칭으로 되어 있는 걸까요?
명확한 이유가 밝혀진 것은 아니어도 많은 과학자가 내부의 한정된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의문 해결에 앞서 해당 콘텐츠는 과학커뮤니케이터 이선호(엑소)님의 도움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각설하고, 내부 비대칭 현상의 핵심은 수정된 배아에서 분비되는 노달 단백질(Nodal protein)입니다.
노달 단백질은 장기를 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이런 기능을 하기 위해 장기들에 분포해있습니다. 평소 노달 단백질은 Dand5라는 단백질에 의해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즉, 장기를 성장시키는 기능을 하지 않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Dand5가 분해되면서 노달 단백질이 장기를 성장시킬 때가 있습니다. 언제일까요?
장기 표면에는 섬모들이 있습니다. 섬모들은 다이네인(dynein)이라는 섬모를 회전시켜주는 모터 단백질 등에 의해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고 있고, 장기의 왼쪽과 오른쪽 측면은 회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회전하는 섬모들은 세포바깥 공간에서 유체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이 흐름은 아주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장기의 왼쪽 측면을 확대해서 보면 Pkd2라는 채널 단백질이 있는데, Pkd2가 유체의 흐름을 인지하면 닫혀있던 채널이 열리면서 칼슘 이온들이 유입되고, 칼슘이 다양한 인자들을 활성화시킵니다.
그중에서 Bicc1 단백질을 활성화시키면 다이서 단백질(Dicer protein)과 함께 작용해 Dand5 단백질을 분해합니다. 앞서 Dand5 단백질은 노달 단백질이 기능하지 못하도록 한다고 했는데, Dand5 단백질이 분해되면 노달 단백질이 기능할 수 있게 됩니다. 즉, 장기의 한쪽이 성장할 수 있게 됩니다. 이로 인해 장기의 편측성이 나타나면서 비대칭을 유발합니다.
그렇다면 섬모들이 반대로 회전하면서 유체의 흐름을 다르게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요? 쥐를 활용해 진행한 실험이 있는데, 섬모가 기울어지는 현상을 조절하는 쥐 유전자를 조작하는 실험이었습니다. 실험 결과를 보면 장기의 위치가 뒤바뀌었고, 다른 연구팀에서 비슷한 실험을 진행했을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앞서 칼슘에 관한 언급이 잠깐 있었는데, 2004년 미국 솔크 생물학 연구소(Salk Institute for Biological Studies)에서 닭을 이용해 진행한 실험이 있습니다. 연구팀은 닭 수정란에서 심장 분화 유전자를 조절하는 부위에 오메프라졸이라는 화학 물질을 적용하여 칼슘이 합성되지 않도록 처리했습니다. 그러자 배아의 4분의 1에서 심장이 등쪽으로 뒤틀리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칼슘을 다시 공급해주자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것으로 섬모의 회전이나 칼슘 등 다양한 요인이 내부 비대칭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요인이 있어서 증명에는 어려움이 많으나 많은 과학자가 비밀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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