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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을 꼭 개야 할까?

보호자와 생활해본 적이 있거나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이불을 개라는 잔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불을 왜 개야 할까요? 반항심에 하는 질문이 아니라 진짜 궁금해서 하는 질문으로 이와 같은 질문을 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불은 잠을 잘 때 필요한 침구의 하나인데, 별다른 이유가 없으면 매일 사용합니다. 즉, 이불을 예쁘게 개어 놓아봤자 금세 다시 사용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질문을 하는 겁니다. 물론 이불을 개는 일이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일을 해야 하는 때가 대개 일어난 직후 아침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 시간은 대부분 현대인이 가장 바쁠 시간대입니다. 잠을 자면 더 잤지 한가하게 이불을 갤 시간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이불을 갰을 때 장점이 딱히 없어 보입니다.

바닥에서 잠을 자고, 자기 전에 이불을 바닥에 까는 경우에는 공간의 제약이 생기므로 개는 것이 좋겠으나 침대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어차피 침대가 차지하는 공간은 정해진 것이므로 공간의 제약 문제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른 장점을 찾아보면 깔끔해 보인다는 것뿐인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침대를 보는 것도 침대에서 자는 ‘나’입니다. 내가 괜찮다고 판단했으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이불을 개야 하는 이유와 관련해 논문 등의 객관적인 자료는 찾을 수 없었으나 추론을 해보면 관습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바닥 난방이 발달해서 예로부터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잠을 자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언제부턴가 많은 사람이 침대에서 잠을 자기 시작하면서 많이 변했는데, 침대 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한 때는 서구문물이 한참 들어오던 때입니다.

바닥에서 잠을 자는 것이 익숙했던 사람들이라면 이불을 개는 일이 자연스러웠을 것이고, 개기 싫어도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있으므로 개야만 했을 겁니다. 이런 습관이 관습이 되어 침대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도 이어진 것이 아닐까 추론을 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꼭 당위성을 갖춘 것이 아니어도 이불을 개는 아주 사소한 일도 잘 해내야 밖에서도 일을 잘할 것으로 생각한 보호자의 마음이 이불 개기로 나타난 것이 아니겠냐는 추론도 해볼 수 있겠습니다. 아니면 단순히 깔끔해 보이므로 이불을 개는 것일 겁니다.

그런데 이불을 개는 것보다 개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영국 킹스턴 대학(Kingston University)의 스테픈 프렛러브(Stephen Pretlove) 박사에 따르면 신체의 온기와 각질, 땀 등이 묻어 있는 상태에서 이불을 개면 그 안에 진드기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해주는 행동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불을 개지 말고 그대로 두어 이불과 매트리스 등에 공기와 햇빛이 통하게 해 건조하게 만드는 것이 더 좋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방법보다는 주기적으로 이불을 털어주고, 세탁, 환기, 청소하는 등의 관리가 더 중요하겠으나 당위성을 따져보면 꼭 이불을 갤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참고로 사람은 잠을 자면서 평소보다 땀을 많이 흘리는 편입니다. 땀에 젖은 이불을 그냥 개면 확실히 위생에 좋지 않으므로 이불을 개기 전에 1시간 정도라도 공기와 햇빛이 통하게 해준 다음에 개는 것이 좋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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