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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북미] 정상회담 중 뭐라고 해야 할까?

정상회담은 두 나라 이상의 국가원수들이 모여 하는 회담을 말합니다. 뉴스를 통해 우리나라 대통령이 어느 나라의 국가원수와 회담을 했다는 소식을 종종 접할 수 있는데, 미국과 하면 한미정상회담, 일본과 하면 한일정상회담, 중국과 하면 한중정상회담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살펴볼 것은 한미·한일·한중 등 우리나라를 먼저 표기한다는 겁니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도 관행적으로 따르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과거 우리나라와 북한 사이에서 열린 회담 사진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열리면 ‘남북’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고, 북한에서 하면 ‘북남’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빠진 경우에는 어떻게 표기해야 할까요? 예를 들어서 미국과 북한이 정상회담을 했다면 미북정상회담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북미정상회담이라고 해야 할까요?

2018년 트럼프 행정부 때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이 있었습니다. 두 곳 모두 우리나라와 깊은 관련이 있는 곳이기에 많은 국민이 관심을 두고 지켜봤고, 언론에서도 관련 기사를 연일 쏟아냈는데, 당시 기사들의 헤드라인을 보면 대부분 북미정상회담으로 표기됐습니다.

북한은 우리나라와 오랜 시간 정전 상태로 있는 곳이고, 미국은 우리나라와 오랜 시간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동맹국입니다. 그러면 북미정상회담이 아니라 미북정상회담이 맞을 것 같고, 가나다순으로 따져봐도 그렇습니다.

관련해서 2014년 통일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 중 기자에게 주제와 비슷한 질문을 받고 답변한 영상이 있습니다. 당시 기자가 브리핑 중 왜 북미가 아니라 미북이라고 하는지 질문했는데, 대변인은 개인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러자 기자는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했고, 대변인은 미국이 우방국이기에 그렇게 했다고 답변했습니다.

이어서 기자는 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의 국가와 북한의 명칭 순서도 그러냐고 질문했고, 대변인은 그렇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를 봤을 때 정부 차원에서는 사소해도 신경 쓰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왜 뉴스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이라고 하는 걸까요? 언론사에 따라 표기 방법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봤으나 대부분 북미정상회담이라고 했고, 간혹 미북정상회담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1900년대의 옛날 기사들도 살펴봤는데, 그때도 미북과 북미를 병행 사용했고, 지금과 마찬가지로 미북보다 북미로 표기한 기사가 훨씬 많았습니다. 혹시 국제관계의 언급 순서와 관련해서 어문 규범이 따로 존재할까 싶어 국립국어원에도 문의해봤으나 없다고 합니다.

정리해보면 대체로 익숙한 표현을 큰 의미 없이 관행처럼 사용한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고, 보통 관행처럼 사용되는 순서는 남(또는 한)·북·미·중·러·일의 순입니다.

그런데 경우에 따라 공식 표기 순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한국·일본·중국 3국의 표기 순서는 일반적으로 그해의 정상회의 개최 순번을 따르기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관례에 따라 자국을 맨 앞에 놓고, 관행적으로 사용하는 표기를 사용하므로 잘 지켜지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이런 내용은 국제 정세보다 사회관계 및 인간관계에서 오히려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지자체의 인구 규모나 행사에 참여하는 참석자의 직위, 직장 내에서의 직위 등에 따라 먼저 언급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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