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빠지는 주사는 어떻게 살 빼주는 걸까?

많은 사람이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다이어트를 합니다. 하지만 식욕을 조절하고, 식단과 운동을 꾸준히 하는 건 매우 힘든 과정이기에 목적을 달성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목적을 달성하더라도 상태 유지에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므로 타협점을 찾지 않는 이상 살과의 전쟁은 멈추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살 빠지는 주사인 ‘위고비’나 ‘마운자로’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이 주사를 맞으면 큰 노력 없이 살을 쉽게 뺄 수 있다고 알고 있을 텐데, 원리가 뭘까요?

사실 이 주사제들은 다이어트 목적이 아닌 당뇨병 치료 연구에서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그 안의 탄수화물은 포도당 같은 형태로 분해되어 혈액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면 혈당이 올라가고, 췌장은 이를 조절하기 위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인슐린은 세포에 신호를 보내 혈액 속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 에너지로 쓰이거나 저장되도록 돕습니다. 이외에도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다시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혈액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억제 하는 등 여러 과정을 통해 혈당을 조절하는데,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의 분비나 작용에 문제가 있는 경우입니다.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여러 요소를 따져보겠지만, 그중 하나가 포도당이 몸에 들어왔을 때 인슐린이 얼마나 분비되는지입니다.

그런데 연구진들이 당뇨병을 연구하던 중에 같은 용량의 포도당을 투여했을 때 입으로 먹어서 장을 거친 뒤 혈당이 올라가면 인슐린이 더 많이 나오고, 수액으로 바로 혈액에 투약하면 인슐린이 덜 나온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합니다.

똑같은 용량의 포도당인데 인슐린 분비가 왜 다른지 살펴봤더니 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호르몬들 때문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장 호르몬에 GLP-1(Glucagon-Like Peptide-1)과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가 있습니다. 장에서 분비되어 인슐린 분비를 돕는 호르몬을 통칭하여 ‘인크레틴(Incretin)’이라고 하는데, 음식을 먹으면 장에서 인크레틴이 분비되어 췌장에 인슐린을 분비하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그런데 인크레틴이 작동하는 조절 체계는 아무 때나 작동하는 게 아니라 혈당이 올라갈 때만 작동한다는 중요한 특징이 있었습니다.

기존의 일부 당뇨약들은 혈당과 무관하게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을 분비시켜 저혈당 위험이 있었습니다. 반면 인크레틴이 작동하는 조절 체계는 음식이 들어왔을 때, 그러니까 필요할 때만 작동하는 스마트한 시스템이었기에 새로운 당뇨병 치료제의 타겟이 된 겁니다.

그래서 인크레틴의 작용을 가지면서 더 오래 안정적으로 효과를 내는 약물을 만들고자 했고, 인크레틴을 모방한 약물 연구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임상시험에서 데이터를 확인해 보니 환자들이 점점 덜 먹고, 체중이 감소하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집니다.

원인을 찾기 위해 추가 연구를 시작했고, 그 결과 GLP-1이 단순히 췌장의 인슐린 분비에만 관여하는 게 아니라 뇌의 식욕 조절 중추(시상하부)에도 작용하여 배고픔 감소, 포만감 증가, 음식 섭취 감소의 변화를 보이도록 한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GIP가 작동하는 조절 체계까지 함께 작용하게 했더니 식욕 감소, 위 배출 지연, 몸에서 에너지 사용, 지방대사 변화와 같이 여러 경로를 동시에 조절하는 것을 확인합니다.

체중 감량 데이터를 보면 아주 다이나믹한데, GLP-1을 모방한 약물인 위고비는 비만 및 과체중 환자 2,000명을 대상으로 68주 동안 주 1회 2.4mg 주사를 시행토록 했습니다. 그 결과 평균 14.9%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습니다.

GLP-1과 GIP를 모방한 약물인 마운자로의 임상 연구에서는 비만 및 과체중 환자 2,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72주 동안 주 1회 주사를 시행했는데, 10mg·15mg 용량을 투약한 그룹에서 절반 이상의 환자가 20%가 넘는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주사제는 누구에게 처방될까요? 일단 단순히 살 빼고 싶다는 이유로 처방되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체질량지수(BMI)가 비만에 해당하는 30 이상이거나 체질량지수가 27 이상이면서 아래의 질환을 가진 경우에 처방이 고려됩니다.

보다시피 엄청난 효과 덕분에 많은 사람이 이 주사제의 도움을 받아 살을 빼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식욕과 대사라는 생리 시스템을 조절해서 빼는 것이므로 약을 중단하면 요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식욕이 줄어 잘 안 먹다 보니 지방뿐 아니라 근육량도 함께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 기초대사량이 낮아져 살이 쉽게 찌는 체질로 변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주사제들은 미용 목적이 아닌 질병 치료제입니다. 대부분 약에는 부작용이 존재하고, 이 주사제에도 구토, 메스꺼움, 위장 장애, 변비 등의 부작용이 있습니다. 따라서 약에만 의존하는 체중 감량보다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이 필요합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원고 : 피부과 전문의 임슬기 (유튜브 ‘스킨 나이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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