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다니면 회식을 하게 됩니다. 회식은 직장 분위기에 따라 즐거울 수도 있으나 상황에 따라 괴로울 수도 있습니다. 괴로운 상황이 예상되어도 직장 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는 억지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많은 직장인이 회식을 업무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회식은 보통 회삿돈으로 진행되므로 내 돈을 쓰지 않고 음식을 먹을 기회입니다. 여기서 주제의 궁금증이 생깁니다. 회식에 불참하면 회식 비용이 내 몫만큼 줄어들 것이므로 이걸 돈으로 대신 달라고 요구해도 타당하지 않을까요?

이미 이 질문과 관련해 커뮤니티 등에서 열띤 토론이 있었고,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법적으로 따져보면 어떨까요?
일단 회식이 법적으로 어떤 성격을 가지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2018년 6월 고용노동부에서는 회식 참석이 근로 시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판단한 적이 있었고, 일반적인 회식은 직원 간의 사기 진작이나 조직 결속, 친목 도모를 위한 활동이므로 실제 근로 제공과는 관련이 없다고 봤습니다. 심지어 상사가 참석을 강하게 권유해 억지로 참석했더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만, 회식 자리에서 중요한 업무상 의사결정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경우는 예외였습니다. 예를 들어 거래처 직원들과 함께 최종 계약 내용을 조율하거나 프로젝트 방향을 논의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자리 등이 해당하고, 워크숍이나 세미나 등도 실제 업무를 보는 게 있다면 해당합니다.
다음으로 회식비에 대해 요구할 때 개인의 몫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합니다. 회사가 직원 개인에게 보장해야 하는 것은 노동의 대가인 임금인데, 근로 시간에 해당하지 않는 회식의 경우 노동의 대가가 아닌 직원 복지 또는 조직관리 차원에서 지출하는 회사 비용이므로 개인에게 분배하도록 정해진 돈이 아닙니다. 따라서 법적으로 나눠달라고 요구할 권리도 없습니다.
만약 이 권리가 성립하려면 회사에서 커피 머신을 설치했을 때 나는 커피를 마시지 않으니 커피 머신 비용 중 내 몫을 현금으로 달라고 요구하는 상황도 성립해야 합니다.

물론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회식에 참석하지 못한 직원에게 해당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규정이 있다면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규정을 둔 회사는 아마 없을 겁니다.
오히려 회식에 참석하지 않은 직원에게 회식비를 현금으로 준다면 그건 임금으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4대보험, 소득세, 퇴직금 산정 등에 영향이 생기고, 회사 입장에서는 세무와 회계상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원 입장에서는 5만 원을 받아도 실수령액은 4만 원대가 되고, 회사 입장에서는 4대보험 사용자 부담분까지 추가로 내야 하니 실제 지출은 6만 원 가까이가 됩니다.

한편 참석하지 않은 내 몫의 회식비를 현금으로 받을 수는 없지만, 같은 이유로 회식이 근로 시간이 아니라면 회식 참석을 거부할 권리도 있는 겁니다.
그런데 앞서 회식 참석이 의무이고, 그 자리에서 실질적인 업무 논의나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면 근로 시간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 경우는 참석이 근로에 해당하므로 회사가 참석을 지시할 수 있고, 직원도 그 시간에 대한 연장근로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일부 회사에서는 회식 대신 팀 활동비나 문화비 명목으로 직원 개인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를 운용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는 처음부터 개인 지급을 전제로 설계된 복지이므로 이 영상에서 이야기하는 회식비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회사가 복지 제도를 어떻게 설계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 직원이 일방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리해 보면 본인이 회식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서 회식비를 현금으로 달라고 요구할 법적 권리는 없습니다. 회식비는 임금이 아닌 복리후생비이고, 제공 방식은 회사의 재량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회식 참석 자체도 의무가 아니므로 참석 여부는 본인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고, 불참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원고 : 법률사무소 온유의 이철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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