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탭은 여러 개의 플러그를 하나의 콘센트에 꽂을 수 있게 만든 제품으로 콘센트가 부족하거나 거리가 닿지 않을 때 사용하는 제품입니다.
멀티탭은 길이가 다양한 편인데, 가정에서 사용하기에는 3m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멀티탭에 멀티탭을 계속 연결하는 방식으로 길이를 인위적으로 늘린다면 장거리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물론 장거리에 있는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리드선’이라는 제품이 있어서 멀티탭에 멀티탭을 계속 연결해 사용할 이유는 없으나 지적 호기심 해결을 위해 알아보겠습니다.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압강하’를 이해해야 합니다. 전압강하는 전류가 전선을 타고 이동할 때 저항을 만날 때마다 옴의 법칙만큼 전압의 크기가 낮아지는 현상입니다.
옴의 법칙은 전압(V), 전류(I), 저항(R)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법칙으로 V=IR이라는 공식으로 많이 접했을 겁니다. 이해하기 쉽게 이 공식을 I=V/R로 바꿔보면 전압이 높고 저항이 낮을 수록 더 많은 전류를 흘려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저항은 다음과 같이 뜯어낼 수 있습니다. 위의 식에서 p같이 생긴 것은 그리스어로 로(rho)라고 읽고 재질의 고유저항값을 말합니다. 그리고 L은 전기가 흐르는 도체의 길이, A는 전기가 흐르는 도체의 단면적입니다.
즉, 길이(L)가 길어지고 단면적(A)이 작아질수록 저항은 커지는데, 멀티탭에 멀티탭을 연결하는 행위는 전기가 이동하는 거리를 길어지게 하는 행위입니다.
저항을 커지게 한다는 것으로 최초 멀티탭에 220V를 공급했어도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떨어진 전압으로 전기를 사용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모터를 사용하는 제품인 선풍기나 드라이어 등은 출력이 떨어지므로 바람이 약하게 나올 것이고, 일정 전압 이상을 확보해야 작동하는 컴퓨터·TV 등의 전자제품은 아예 전원이 들어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거리가 얼만큼 멀어져야 위와 같은 현상이 발생할까요? 이론적인 기준에 따르면 약 60m부터 전압강하가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만약 전압강하를 줄이고자 할 때는 고유저항이 낮은 은(silver)을 사용한 전선이나 굵은 전선을 사용하는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추가로 우리는 220V의 전기가 이동하는 것으로 살펴봤으나 전력 수송 과정을 크게 보면 위와 같습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는 220V이나 발전소에서는 11,000V에서 20,000V 정도로 생산한 전기를 변전소에서 엄청나게 높은 전압으로 변압한 뒤 송전탑을 통해 보내서 장거리를 이동해도 전압강하가 적게 일어나도록 합니다.
이렇게 높은 전압의 전기가 변전소와 변압기 등을 거쳐서 가정 등으로 오는 것이고, 전봇대 변압기에서 가정에 공급할 때도 전압강하를 고려해 220V가 아닌 230V로 변압해 공급해줍니다. 여기까지 주제의 의문은 해결했고, 멀티탭과 관련해 꼭 알아야 할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멀티탭의 종류는 다양한데, 플러그를 많이 꽂을 수 있다고 해도 멀티탭이 전부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멀티탭 포장지를 살펴보면 전체 사용 용량이 적혀 있고, 이를 지켜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에 관한 내용을 잘 모른 채 플러그를 많이 꽂을 수 있는 멀티탭은 당연히 전체 사용 용량도 크리라고 생각합니다. 전체 사용 용량이 정해져있는데, 플러그만 많이 꽂으면 어떻게 될까요?
멀티탭에 과부하가 가해질 겁니다. 과부하 보호장치가 있는 제품은 멀티탭이 작동을 멈추겠으나 없는 제품은 두꺼비집(=분전반) 안의 차단기가 내려갑니다. 최악의 경우 멀티탭이 녹아버리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어서 멀티탭에서 사용하려는 전자제품의 전체 사용 용량을 파악한 뒤 알맞게 사용해야 합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원고 투고 : ‘김기사의 e-쉬운 전기’의 저자 김명진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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