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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술을 마신 다음 날에는 일찍 깨는 걸까?

많은 사람이 술을 마시는 행위가 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잠을 잘 못 자는 일부 사람은 잠을 자기 위해 일부러 술을 마시기도 합니다. 근데 술을 마시고 잔 다음 날에는 유독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깨는 일이 많았을 겁니다. 단순 우연일까요?

먼저 술의 주성분은 알코올입니다. 술을 마시면 체내 알코올 농도가 높아지면서 취하게 만듭니다.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되면 아세트알데하이드(acetaldehyde)라는 화합물이 되고, 이 화합물이 혈액에 떠다니면서 사람을 취하게 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떠다니면 어지럼증이나 구토, 두통 등을 유발합니다. 어쨌든 해당 화합물은 알코올 대사 과정을 통해 사라집니다. 근데 그 대사 과정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알코올은 중추신경계 활동을 둔화시키는 억제제의 기능을 하므로 술을 마시면 사고나 판단 능력에 문제를 일으키고, 수면에 빠지도록 합니다. 그래서 술을 마시고 난 다음에는 잠을 빨리 잘 수 있는 것인데, 잠을 자는 동안에도 알코올은 우리 체내에 남아 있습니다.

알코올 성분은 체내에서 우리 몸에 여러 영향을 미칩니다.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돼 만들어진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화합물은 구강 점막을 붓게 하고, 기도에 점액을 과잉 분비하게 하여 기도를 좁아지게 합니다.

그리고 알코올은 신체 근육을 이완하는데, 기도가 좁아진 상태에서 근육이 이완하면 기도가 막히기 쉽습니다. 이런 이유로 평소에 코를 안 고는 사람도 술을 마시고 잘 때는 코를 골기도 하는 겁니다.

또한, 술을 마시면 혈액순환이 빨라져 체온이 평소보다 오릅니다. 수면 중에 체온이 오르면 뇌가 자극을 받으므로 수면에 좋은 작용은 아닙니다. 그리고 술을 마시면 항이뇨호르몬(ADH)인 바소프레신(vasopressin)의 분비를 방해해서 이뇨 작용을 촉진합니다.

이는 탈수 증세로 이어지고, 앞서 설명한 여러 작용으로 깊은 수면에 빠지지 못합니다. 그래도 우리 몸은 잠을 자기 위해 열심히 적응하려고 합니다. 문제는 알코올 대사가 끝난 후에도 우리 몸은 여전히 알코올 대사 중에 적응한 수면주기를 따르려고 한다는 겁니다.

미국 헨리 포드 병원 수면장애연구소(Henry Ford Sleep Disorders Center)의 수면 연구자인 티모시 로엘스(Timothy A Roehrs) 박사와 토머스 로스(Thomas Roth) 박사가 알코올과 수면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게재한 논문 자료를 보면 술이 초기에는 수면에 도움을 주지만, 앞서 언급한 다양한 이유로 나중에는 수면을 방해해서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깨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즉, 정상적인 수면 상태가 아니므로 평소보다 쉽게 잠에서 깨는 것이고, REM(rapid eye movement) 수면에 제대로 진입하지 못했으므로 잠을 자고 일어나도 비몽사몽 피곤합니다.

따라서 잠을 자기 전에는 술을 마시면 안 됩니다. 잠을 자기 전에 소량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행동이 당장에는 수면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수면 주기에 영향을 주어 잠을 자도 피곤한 수면 주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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