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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면 왜 구토하고, 얼굴이 빨개질까?

술을 아예 못마시는 사람이 아니라면 술자리가 종종 있을 겁니다. OECD 보건통계(2022)에 따르면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의 1인당 연간 주류 소비량은 7.9L(*OECD 평균 : 8.4L)라고 하는데, 소주 1병이 360mL이므로 1인당 연간 약 22병을 마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술을 마실 때 흔히 보이는 증상으로 구토하는 사람도 많고,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도 많습니다. 술을 마시면 왜 이와 같은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많을까요?

술의 주성분은 에탄올이고, 중추 신경계를 늦추는 진정제로 작용합니다. 우리 몸 입장에서는 독소 물질이기에 술을 마시면 해독하는 과정을 필요로 하는데, 그 과정을 살펴보면 간에서 알코올 탈수소효소(ADH, alcohol dehydrogenase)가 에탄올을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해 축적합니다.

그리고 알데히드 탈수소효소(ALDH, aldehyde dehydrogenase)가 덜 해로운 아세트산으로 분해하고, 최종적으로 물과 이산화탄소로 대사되어 체내에서 제거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으나 술을 계속 마시다보면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축적되고, 주제의 증상들을 유발합니다.

맨 아래 구역이라고 연수의 제4뇌실에 인접해 있는 뇌간의 한 부위가 있습니다. 이곳의 화학수용체 방아쇠 영역에서 혈액 속 독성 물질을 탐지해 구토 반사를 유발하는데, 이것이 술을 마실 때 구토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도 아세트알데히드 때문으로 혈관 내피세포에서 산화질소(Nitric oxide)를 분비해 혈관을 조절하는 평활근을 이완시켜 혈관을 확장하도록 합니다.

이에 따라 혈류량이 증가하면서 얼굴이 빨개지는 것인데, 과음하면 오히려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도 증가하는 상태가 되므로 빨개졌던 얼굴이 정상 혈색으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조금 의아합니다. 에탄올이 간에서 해독되는 과정은 대부분 사람이 동일하고, 이를 해독하기 위한 효소도 다들 가지고 있을 텐데, 왜 사람마다 증상의 발생 정도가 다른 걸까요?

술의 내성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이 있습니다. 유전적인 요인도 있고, 신체의 크기나 근육 발달량의 차이, 음주 습관이나 성별 등이 대표적입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유전적인 차이의 영향이 큽니다. 아세트알데히드에서 아세트산으로 변화시키는 효소인 알데히드 탈수소효소에 변이를 가진 사람은 대사 과정이 느리고, 상대적으로 혈중에 많이 쌓입니다. 특히 한국이나 일본, 중국 등의 동아시아인의 40% 정도가 이러한 유전적 변이를 가지고 있으므로 흔한 증상입니다.

그런데 이런 증상들이 쉽게 나타나는 사람이 술을 자주 마시면 어떻게 될까요? 2급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는 체내에 축적되어 숙취 증상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고,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아세트알데히드가 축적되면 간세포를 손상시키고 염증을 일으켜 해독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서 간암 유발율을 증가시킬 수 있고, 췌장염이나 위염, 심혈관 질환과 같은 질병의 유발율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도 술자리를 항상 피할 수는 없으므로 본인이 잘 조절해서 마셔야 합니다. 이는 스스로의 노력 외에도 주위의 배려도 필요한 내용입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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