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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가스 판매점에서는 왜 밥을 조금만 주는 걸까?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돈가스를 먹을 때 밥을 따로 추가하지 않고 돈가스 위주로 먹습니다. 그런데 저는 고기는 밥과 함께 먹어야 한다는 주의라서 돈가스를 먹을 때는 밥이 필요합니다.

이런 저에게 돈가스 판매점에서 제공하는 밥의 양은 매우 적은 편인데, 양이라는 것이 상대적인 개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돈가스 판매점에서 제공하는 밥의 양은 일반 식당에서 제공하는 밥의 양과 비교해봐도 객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돈가스를 먹을 때 밥을 안 먹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걸까요?

주제의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돈가스의 유래부터 알아보면 서양의 포크 커틀릿(Pork Cutlet)이라는 요리에서 유래합니다. 커틀릿은 얇게 저민 돼지·소·닭고기 등을 빵가루에 묻혀 튀겨낸 서양의 음식인데, 1872년 가나가키 로분(仮名垣魯文)의 저서 《서양요리통 西洋料理通》을 통해 홀커틀릿(ホールクコットレット) 만드는 법이 소개되어 일본에 알려졌습니다. (*홀커틀릿 : 뼈를 제거하지 않은 돼지고기에 밀가루를 묻힌 후 소량의 기름에 지진 음식)

이후 해당 조리법을 응용한 다양한 음식이 만들어졌는데, 1895년 혼다 겐지로(本田源次郎)라는 요리사가 얇게 썰어낸 돼지고기를 기름에 넣어 튀기는 방식으로 조리해 ‘포크 가쓰레쓰(pork カツレツ)’라고 부른 음식이 현재 우리가 먹는 돈가스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1929년 시마다 신치로(島田信二郎)라는 요리사가 돼지고기를 두툼하게 해서 튀겨 조리한 것을 돈가스라는 이름으로 팔기 시작했습니다. 돈가스 이름 관련해 영어 포크(pork)를 한자 돈(豚)으로 바꾸고, 가쓰레쓰(カツレツ)를 가스(カツ)로 줄여 돈가스(豚カツ)라고 불렀습니다.

이렇게 돈가스가 점차 일본화되는 과정에서 조리법뿐만 아니라 구성하는 음식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서양에서는 포크 커틀릿을 제공할 때 빵과 수프를 함께 제공했는데, 쌀을 주식으로 하는 일본으로 넘어오면서 밥과 미소장국으로 대체됐습니다.

빵에서 밥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밥을 푸는 방식으로 대부분 돈가스 판매점에서는 밥을 동그랗게 빵처럼 모양을 만들어서 줍니다. 참고로 이때 양배추 채도 같이 제공했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일반적인 돈가스 음식 구성의 이유는 납득했을 겁니다.

이러한 일본식 돈가스가 한국에 전파된 때는 1930~40년대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대중화된 때는 1960년대 경양식 전문점이 생기면서이고, 이때 돈가스라는 이름이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밥을 조금만 주는 걸까요? 돈가스 판매점마다 밥을 제공하는 양이 다르므로 명확한 답은 없을 겁니다. 그래서 다소 주관적인 주장이라는 점은 양해 바랍니다.

저는 돈가스 판매점에서 일해봤거나 관련이 있는 10명에게 자문했습니다. 이들의 입에서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밥을 많이 제공하면 남긴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빵과 밥은 포만감 정도에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이또한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돈가스만 먹어도 배부를 양이므로 많은 양의 밥을 제공할 필요가 없었기에 일단 아이스크림 스쿱으로 한 스쿱을 제공한 다음에 손님이 요청하면 추가 제공하는 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합리적이었다고 합니다.

즉, 이런 이유에서 굳이 돈가스에 빵(서비스)의 개념인 밥을 많이 제공할 이유가 없는 것으로 판단합니다. 물론 저처럼 밥을 좋아하는 분들은 양해를 구하고, 조금만 더 달라고 하면 더 줍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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