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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우주복 없이 나가면 어떻게 될까?

우주는 지구와 환경이 너무 달라서 우주복이라는 특수 의류를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우주복은 공간 및 상황에 따라 선내 작업복, 선내 우주복, 선외 우주복 순으로 착용하고, 우주선 밖 우주 공간에 나아가려면 선외 우주복을 착용해야 합니다. 이때 우주복을 착용하지 않고 맨몸으로 우주 공간에 나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대부분 사람이 우주 공간에 관한 내용을 영화를 통해 많이 접합니다. 영화에서의 연출을 보면 기압 차이로 인해서 몸이 팽창해 터지는 연출이 많은데, 실제로도 그럴까요?

지구의 대기는 1기압이고, 우주는 공기가 없는 0기압이므로 기압 차이는 분명 존재합니다. 1기압 차 이가 어느 정도인지 잘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 수압으로 비교해보자면 수심이 10m씩 깊어질 때마다 약 1기압씩 늘어납니다.

따라서 수심이 10m인 곳에 맨몸으로 바닥까지 잠수하고 다시 지상으로 나온다면 우주 공간에서의 기압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 해녀나 해남이 10~15m까지 잠수한다고 합니다. 이들의 몸이 팽창해서 터지지 않는 것을 보면 문제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꽁꽁 얼어서 죽을까요? 우주의 온도는 영하 270℃에서 272℃라고 합니다. 이는 열역학적으로 가능한 최저온도인 절대영도(영하 273.15℃)와 비슷한 온도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우주는 공기가 없어서 열에너지를 전달할 매개체가 없기에 열전도가 매우 느리게 일어난다는 겁니다.

결론은 산소 부족으로 질식해서 죽습니다. 이와 관련해 인간이 우주의 진공 상태에서 얼마나 생존할 수 있는지 알기 위해 개와 침팬지를 이용한 실험이 있습니다.

먼저 126마리의 개를 산소가 가득찬 환경에서 0.002632기압까지 1초 또는 0.2초 만에 감압하고, 5초에서 180초 동안 대기한 후 산소 환경으로 복귀하는 실험입니다.

개들은 9~10초 사이에 의식을 잃었고, 120초 미만 동안 노출된 개들은 모두 생존했으나 근육 경련이나 헐떡임, 경련성 발작, 무호흡, 신체와 사지에 심한 부종 등의 증상을 보였습니다.

진공 상태에 노출된 시간이 길어질수록 회복에 오랜 시간(몇 분~몇 시간)이 걸렸고, 실험이 끝난 몇 주 후에도 감압 후 마비 증상(severe postdecompression paralysis)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20초에서 180초 동안 노출된 개들은 15%(120초)에서 80%(180초)의 사망률을 보였습니다.

이외에도 탈질소화 실험도 진행했는데, 사람은 고도 9km 정도만 올라가도 주위의 기압이 낮아져 혈중 질소 등이 기포를 형성하는 감압병(Decompression sickness)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질소를 제거하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관찰하기 위해 진행한 실험으로 탈질소화된 개들은 진공 상태에서 다른 개들에 비해 생존 확률이 소폭 증가했습니다.

침팬지(8마리) 실험도 비슷합니다. 0.002632기압까지 0.8초 내에 급감압하고, 5초에서 150초 동안 대기하며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결과는 아래와 같고, 평균 150초 동안 생존했습니다.

실험 후 진공 상태에 노출된 침팬지들은 24시간 동안 산소가 가득찬 0.235526기압의 환경에 놔두어 회복시켰습니다. 평균적으로 4시간 정도가 지났을 때 원상태로 돌아왔고, 모든 침팬지는 후유증 없이 회복했습니다. 즉, 다른 포유류들보다 유인원(침팬지)은 진공에서 보다 오래 견딜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사람이 급격한 감압 상태에 노출된 사례도 있습니다. 1965년 존슨 우주센터(Lyndon B. Johnson Space Center)에서 진공 챔버 내에 들어간 기술자가 실수로 감압 상태에 놓였는데, 15초 정도 호흡이 불가했고, 27초 후 챔버 재가압으로 의식을 회복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기술자는 나흘간 미각상실을 경험했고, 이후 회복됐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 1982년 대기압의 3.6% 수준의 저압 환경에서 1분간 노출된 기술자가 있었습니다. 폐에 출혈이 발생했으나 치료 후 회복됐습니다. 우리가 우주 공간에 우주복 없이 노출된다면 위에서 알아본 일들이 발생할 겁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원고 투고 : 강운현(한국과학기술연구원-진공과 플라즈마 응용기술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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