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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으로 넘어온 축구공은 왜 관중이 못 가질까?

야구 경기에서 파울이나 홈런에 의해 관중석으로 넘어간 야구공은 통상적으로 공을 잡은 관중의 소유가 됩니다. 이는 하나의 야구 문화로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는 달리 축구 경기에서는 관중석으로 넘어간 축구공을 다시 돌려받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있는 걸까요?

사실 관중석으로 넘어간 야구공을 처음부터 관중이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어떠한 계기가 있었는데, 정설처럼 알려진 이야기를 해보면 때는 1921년 5월 16일입니다.

시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와 신시내티 레즈(Cincinnati Reds)의 경기를 보러간 루벤 버만(Reuben Berman)이라는 사람이 경기 관람 중 날아온 파울볼을 잡게 됐습니다.

당시에는 공을 회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에 보안요원이 공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는데, 버만은 돌려주기를 거부했고, 논쟁을 벌이다가 결국 티켓을 환불 받은 뒤 경기장에서 쫓겨났습니다.

이에 버만은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호소하며 구단을 상대로 보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걸었고, 그 결과 뉴욕 카운티 대법원에서는 구단에게 100달러의 손해배상과 파울볼을 가질 수 있도록 하라고 선고했습니다.

이때부터 여러 구단이 관중석으로 넘어간 공의 소유권을 포기하면서 야구공을 관중이 가질 수 있게 됐다고 하는데, 해당 사건보다 5년 전에 계기가 된 사건이 이미 있었다고 합니다.

어쨌든 그런 계기들 덕분에 관중석으로 넘어간 야구공을 잡으려는 하나의 이벤트가 만들어졌고, 관중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것을 확인하면서 아예 하나의 문화로 정착됐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관중석으로 넘어간 축구공도 관중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축구공을 관중에게 줄 수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대표적으로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공의 가격입니다. 정식 경기에 사용하는 공을 공인구(公認球)라고 하는데, 공인구는 해당 경기의 총괄 단체가 경기에 사용할 것을 공식 인정한 공으로 공을 다루는 각종 스포츠 경기에서는 모두 공인구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대충 만들지 않습니다. 알려진 축구공의 공인구 가격은 15~20만 원 정도이므로 관중에게 기념품으로 주기에는 부담이 되는 가격입니다.

그런데 야구공의 공인구 가격은 7~8천 원 정도입니다. 야구에서 한 경기 평균 투구 수가 300개 정도인데, 파울을 포함해서 공이 관중석을 넘어가는 비율은 20% 정도라고 합니다. 야구공 60개가 넘어가면 부담할 금액은 최대 48만 원이므로 관중 유치 목적의 이벤트로 투자하기에 부담되는 금액은 아니라고 판단했을 겁니다.

이와는 달리 축구 경기는 리그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한 경기에서 10~20개의 축구공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야구와 비교했을 때 적은 개수이긴 하나 관중석으로 쉽게 넘어가는 편이라서 넘어갈 때마다 관중에게 지급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안전 때문입니다. 야구공은 공이 포물선을 그리면서 날아오므로 비교적 잡을 여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축구공은 공이 언제 날아올지 예측하기 힘들고,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오므로 위험합니다. 만약 축구 경기에서 관중에게 공의 소유권을 넘겨주면 위험한 것을 알고도 공을 잡기 위해 달려들 것이고,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원활한 경기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심판은 경기 개시 1시간 전쯤 경기에 사용할 공을 검사합니다. 경기에 사용하는 축구공의 규격은 위와 같습니다. 만약 관중석으로 공이 넘어갈 때마다 공을 줘야 한다면 여러 개의 축구공을 준비해야 하고, 그만큼 오랜 시간 축구공을 검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넘어간 공이 너무 많아서 검사한 축구공을 다 사용하면 경기 진행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흐름이 중요한 축구 경기에서 공을 교체할 때마다 새로운 공을 꺼내는 잠깐의 시간도 경기 흐름을 끊을 수 있으므로 관중석으로 넘어간 축구공은 되돌려 받는 겁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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