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icon 사물궁이 잡학지식

에베레스트산 꼭대기에서 눈덩이를 굴리면 어떻게 될까?

* 이 콘텐츠는 '시공사' 출판사와 협의하에 '아주 위험한 과학책'에서 주제 하나를 발췌해 재구성해 제작했음을 알립니다. (*제작 지원 받음)

눈을 손으로 뭉쳐주어 구형의 눈덩이를 만들고, 쌓인 눈 위에서 굴려주면 점점 커집니다. 이 행위를 2번 반복해서 위아래로 합쳐주면 눈사람이 만들어지는데, 이런 맥락에서 눈덩이를 에베레스트산 꼭대기의 경사에서 굴려주면 어떻게 될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눈덩이가 어마어마하게 커지지 않을까요?

일단 에베레스트산 꼭대기에 있는 눈은 건조해서 눈이 잘 안 뭉쳐지므로 눈덩이를 굴린다고 해도 커지지 않습니다. 이는 눈덩이를 만들기 좋은 조건으로 가정해도 마찬가지인데,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눈덩이를 눈 위에서 굴린다고 했을 때 분명 눈덩이는 점점 커집니다. 이때 눈덩이의 지름은 처음보다 천천히 커지는데, 눈덩이가 지나가는 경로의 넓이는 (그러니까 눈덩이가 묻히는 눈의 양) 반지름에 비례하지만 새로운 눈이 덮어야 할 표면적은 눈덩이의 반지름 제곱에 비례하므로 눈덩이가 커지는 속도도 점점 느려지게 됩니다.

에베레스트산은 해발 약 8,848m의 아주 높은 산으로 지형이 매우 가파르고 암석 노두와 절벽, 크레바스가 곳곳에 존재합니다. 이론적으로 눈이 잘 뭉쳐지는 조건에서 눈덩이가 5km를 굴러가면 10~20m까지 커질 수도 있겠으나 곳곳에 장애물이 많아서 중간에 파괴되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우연히 장애물을 다 피해서 굴러간다면 괜찮을까요? 마찬가지로 파괴될 겁니다. 왜냐하면, 눈덩이가 점점 커지면서 중력이 눈덩이의 양쪽 끝을 아래로 잡아당기기 때문입니다.

눈은 인장력, 그러니까 당기는 힘에 저항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데, 어떤 재료가 매달린 조각이 자체 중력으로 끊어지기 전에 얼마나 길어질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공학에서 사용하는 수인 ‘자유 매달림 길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수를 활용하면 그 재료의 공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 그럴듯하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

눈의 경우 솜털 같은 눈은 1m 이하이고, 무겁고 밀도 있는 눈은 1~2m 정도로 추정됩니다. 이 공식으로 다양한 재료의 크기를 추정해보면 가장 큰 눈덩이는 가장 큰 모래덩이보다 크고, 가장 크고 단단한 치즈덩이보다는 작으며, 가장 큰 철덩어리와는 비교할 수 없음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에베레스트산 전체에 눈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만년설의 하한선을 나타내는 선인 설선(雪線, snow line)을 살펴봤을 때 에베레스트산은 해발 약 5,000m입니다. 그러니까 눈덩이가 계속 커지면서 내려간다고 해도 어느 순간에는 눈도 없고, 기온도 오르므로 커질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산꼭대기에서 눈덩이를 굴리는 행위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눈덩이가 굴러가면서 커지다가 파괴되면서 여러 개의 작은 눈덩이를 만들 수 있고, 이 작은 눈덩이가 다시 굴러가면서 커지다가 파괴되는 것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우리는 이 현상을 눈사태라고 부릅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아주 위험한 과학책'은 이미 너무 유명한 '위험한 과학책'의 후속작입니다. 과거 '더 위험한 과학책'도 채널에서 소개한 적이 있는데, 새 후속작이 나왔다고 해서 또 소개하게 됐습니다. 다른 흥미로운 주제도 궁금하다면 한 번쯤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 교보문고 : https://bit.ly/3UE0YD3
- YES24 : https://bit.ly/3GQDrch 
- 알라딘 : https://bit.ly/3olgFCR

Copyright. 사물궁이 잡학지식. All rights reserved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