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성은 군대에 의무적으로 가야 합니다. 입대하면 기초 군사 훈련 후에 근무할 부대를 배치받는데, 부대에 가면 먼저 생활하고 있는 병사들이 있고, 이들이 본인의 선임이 됩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신병이 들어오면 본인의 후임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군대에서는 상관이 명령하면 하관이 복종하는 상명하복(上命下服)을 기본 원칙으로 따릅니다. 이를 어기는 상황을 하극상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주제의 궁금증이 생깁니다. 만약 군대에서 선임과 후임이 몸싸움하면 하극상이니 후임만 처벌받을까요?
일반 사회에서는 두 사람이 몸싸움하면 쌍방 폭행이므로 각자가 폭행죄로 처벌받습니다. 다만,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라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수사나 재판 없이 종결되고, 쌍방 폭행은 서로가 가해자이자 피해자이므로 합의하에 마무리 짓는 편입니다.

그런데 군대는 일반 사회와 다릅니다. 군형법이 따로 존재하는데, 그중 상관 폭행죄라는 게 있고, 상관을 폭행하면 무려 벌금형 없이 5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선임과 후임이 몸싸움하면 후임은 5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는 걸까요? 먼저 군대에서 선임 병사가 상관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군형법 제2조에서는 상관을 명령권을 가진 사람뿐만 아니라 상위 계급자와 상위 서열자도 상관에 준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자기보다 계급이 높으면 상관이고, 같은 계급이어도 군번이나 진급일 또는 임용일에 따라 상관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마 군형법을 몰라도 일반적으로 선·후임이 싸우는 상황을 하극상이라고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조금 다르게 운용됩니다. 상관에 대한 범죄에 관해서는 분대장과 같은 특별직책 수행자는 상관으로 보지만, 나머지 병사끼리는 상관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일병이 병장을 때리더라도 상관을 때린 것으로 보지 않으므로 상관 폭행죄가 아니라 단순 폭행죄가 적용된다는 겁니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부대관리훈령 제17조와 제18조에 나와 있습니다. 이를 보면 병사들끼리는 명령 복종 관계가 아니고, 지시 감독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상관 폭행죄는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 있어서 적용될 시 가벼운 폭행이어도 징역이라는 무거운 형벌을 받게 될 수 있어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대장으로 근무하는 선임을 때리거나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초병 등 근무 중인 병사를 때리는 경우는 각각 상관 폭행죄와 초병 폭행죄의 군형법을 적용받아 무거운 처벌을 받습니다.

그리고 사회와 다르게 군대 내에서는 군인을 폭행, 협박하는 경우 반의사불벌죄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합의해도 처벌받는다는 것으로 만약 별다른 사유 없이 선임을 폭행했다면 하극상으로 간주되어 징계나 양형에서 불리하게 참작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일반적인 상황에 관해서 이야기해봤습니다. 그런데 보통 군대에서 후임이 선임을 폭행하는 일이 생긴다면 선임이 후임을 괴롭히다가 발생한 경우가 일반적일 겁니다. 이때는 어떻게 될까요?

이런 경우 선임은 군형법상 가혹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가혹행위는 물리적으로 때리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선임이 후임을 괴롭히는 행위를 하는 경우 해당될 수 있고, 폭행의 원인이 선임의 가혹행위에서 시작됐다면 선임은 가혹행위죄의 책임을 지게 됩니다.
후임 입장에서는 억울해도 이 경우 정당방위는 거의 인정받기 어렵고, 일반 폭행죄로 처벌받을 확률이 높으나 선임의 가혹행위가 원인으로 인정된다면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또한, 선임도 가혹행위죄가 인정되면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후임보다 선임이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한편 군대에서 부조리가 자주 일어나는 이유는 아무래도 폐쇄적인 환경에 있습니다. 증거 수집이 어렵고, 은폐가 쉬운 환경이라 잘잘못을 밝히기가 쉽지 않습니다.

최근 부대 내 스마트폰 사용이 일부 허용됐다고 하더라도 군대 내 보안을 위해 국방모바일보안이라는 전용 앱을 설치하여 카메라 촬영 및 녹음 기능이 불가해 이전과 크게 다를 건 없습니다.

따라서 군대 내에서 증거를 수집하려면 주변 동기나 다른 병사들의 진술이 큰 역할을 하고, 그 외에 피해자가 작성한 일기장이나 바깥에 있는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힘든 상황을 토로한 메신저 및 통화 기록 등을 간접 증거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 보면 다른 병사들이 가해자 편을 들어 거짓 진술을 할 수도 있습니다. 또 만에 하나 메신저나 통화 기록도 증거로 인용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조리를 겪을 때 가장 현명한 방법은 소속 간부에게 보고 후 최대한 증거 수집을 하며, 해결이 안 될 시 국방헬프콜(1303)을 이용하거나 군인권보호관, 국민신문고 등 외부 기관을 통해 신고하는 겁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원고 : 법률사무소 온유의 이철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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