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쓴 안과 의사는 왜 있는 걸까?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정말 많은 사람이 안경을 착용합니다. 이 중 일부는 안경 대신 렌즈를 착용하기도 하는데, 안경이든 렌즈든 착용감이 아무리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눈에 무언가를 덧씌운다는 것은 불편감을 유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안경이나 렌즈 없이 일상생활을 즐기기 위해 시력 교정 수술을 받고자 안과에 방문합니다. 이때 상담해 주는 안과 의사가 안경을 쓰고 있다면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물론 여러 안과에 자주 방문하지 않았다면 아무 생각 없이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안경을 쓴 안과 의사가 많이 존재한다면 뭔가 의아하지 않으신가요?

상담하면서 시력 교정 수술이 안전하고, 수술에 걸리는 시간은 15분 안쪽이라는 등 이야기를 듣다 보면 왜 의사 선생님은 안 한 걸까라는 의문이 생길 겁니다. 혹시 잘 아는 만큼 무언가 큰 부작용이 있어서 본인은 하지 않은 게 아닐까요?

일단 시력 교정 수술을 어떻게 하는지부터 이해해야 주제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력 교정 수술은 굴절 교정술이라고 하고, 라식, 라섹, 렌즈 삽입술, 스마일 라식 등 다양한 수술이 존재합니다.

사람들이 안경을 쓰는 이유는 대부분 근시이기 때문인데, 초점이 망막보다 조금 더 가까운 지점에 맺혀 먼 거리는 잘 보이지 않으나 가까운 거리는 잘 보이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근시 환자는 레이저를 통해 각막을 깎아내어 시력을 교정하는데, 각막의 표면을 아주 얇게 뚜껑처럼 살짝 잘라 올린 것을 절편(Flap)이라고 하고, 수술법은 절편을 만드는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이때 사람에 따라 각막을 깎아내는 데에 한계가 있어서 고도 근시 등 그 정도가 매우 심한 경우 원하는 도수의 렌즈를 눈 안에 넣는 렌즈 삽입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아니면 스마일 라식이라고 각막을 통과하는 레이저를 사용해 각막의 내부 조직 중 필요로 하는 최소 부분만 제거하여 시력을 교정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굴절 교정술은 근본적으로 근시라는 증상을 치료하는 수술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초점을 바꾸는 조치일 뿐입니다. 또한,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어도 개인에 따라 야간의 빛 번짐이나 건조증, 재근시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제의 답을 찾을 수 있는데, 안경을 쓴 안과 의사가 생각보다 많은 이유는 첫째, 나이의 이유가 있고, 둘째, 직업적 특성상 안경을 쓰는 게 도움 되기도 하고, 셋째, 안경을 맞춰 쓰기 쉬운 환경에 노출됐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일단 나이 관련해서 안과 의사의 일반적인 일생을 보면 20대 초반에 의대에 입학하고, 6년의 의대 생활과 인턴, 전공의 시절을 거칩니다.

그러면 대부분 30세쯤 안과 전문의 자격증을 따고, 전임의 과정이나 군의관 과정 등을 거치면서 30대 중반의 나이가 됩니다. 이후 10년 정도의 경력이 지나면 안정적인 수술 기술을 익히는데, 이쯤 되면 노안이 오기 시작합니다.

노안이 왔을 때 수술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합니다. 젊을 때는 조절력이 좋아서 먼 거리를 잘 보는 도수로 맞추어도 가까이 있는 걸 잘 볼 수 있으나 노안이 왔을 때 먼 거리를 잘 보는 도수로 맞추면 가까이 있는 것을 잘못 볼 수 있습니다.

또 젊을 때 굴절 교정술을 받은 경우에도 나이가 들면서 근시화가 재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안경을 다시 써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의사로서 가장 중요한 건데, 안과 의사들은 직업적으로 대부분 현미경을 쓰면서 수술을 진행합니다. 특히 암실에서 자주 그러는데, 굴절 교정술의 부작용 중 하나인 야간 빛 번짐 등은 수술에 방해되므로 일반인보다 더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안과 의사를 포함한 현미경 등의 정밀한 조작을 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 정확한 작업을 위해 작업 용도에 따라 여러 개의 안경을 맞추는 편입니다. 즉, 안과 의사의 경우 굴절 교정술을 받았다고 해도 안경을 사용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기에 애초에 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게 합리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끝으로 원고 투고자인 안과 전문의 전제휘님의 개인적인 의견에 따르면 안경을 쉽게 맞출 수 있는 환경에 놓인 영향도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안경을 쓰지 않아도 되나 유행성 결막염이 유행할 때는 눈을 보호하기 위해 쓴다고 하며, 환자들에게 지적인 인상을 주기 위해 가끔은 도수 없는 안경을 착용한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주변에도 이런 동료들이 꽤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일반인들은 이러한 사정을 잘 모르기에 굴절 교정술에 부작용이 커 수술을 안 받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의사 약력에 ‘자식의 수술력’을 적기도 한다고 하는데, 혹시나 안과 의사가 안경을 쓴 모습을 보고 굴절 교정술에 대해 고민했다면 이 영상을 통해 오해가 풀렸길 바랍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원고 : 안과 전문의 전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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