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을 먹지 않고도 어떻게 당도를 알고 파는 걸까?

*이 콘텐츠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연간 과일 소비량은 49.7kg 정도(*2023년 기준)입니다. 종류도 다양해서 취향껏 골라 먹는 편인데, 같은 종류의 과일이어도 맛이 천차만별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과일을 고를 때 실패하지 않기 위해 색깔이나 크기, 향, 경도, 판매자의 추천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신중히 고릅니다. 그런데 이러한 노력에도 맛있는 과일을 고르는 데 실패한 경험이 다들 있지 않으신가요?

전통적으로는 일부 과일을 시식하거나 감각적 단서에 의존해 당도를 추측해 왔고, 과학적 방법으로는 과일을 으깨 즙을 낸 뒤 굴절계로 당도를 측정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들은 수많은 과일 중 일부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먹을 과일의 당도는 보장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언제부터인가 판매 중인 과일에 ’16브릭스’, ‘당도 선별’ 같은 문구가 적힌 걸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제의 궁금증이 생깁니다. 직접 먹어본 것도 아니면서 어떻게 맛을 확신하듯 말할 수 있을까요? 그냥 “달아요”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말한다는 게 이상하지 않으신가요?

그 해답은 바로 빛에 있습니다. 과일 속의 당분은 특정 파장의 빛, 특히 근적외선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태양 스펙트럼이라고 아래와 같은 그림을 과학 시간에 본 적이 있을 텐데, 태양 빛을 파장별로 나눈 겁니다. 이 가운데 가시광선 영역이 우리 눈에 보이는 빛이고, 그보다 조금 더 파장이 긴 750~2,500nm 범위의 빛이 근적외선입니다.

근적외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빛으로 과일에 쬐어주면 껍질과 과육의 손상 없이 빛이 통과하는데, 이 과정에서 내부의 당분, 수분, 유기산 같은 분자들과 부딪히면서 각 분자는 고유한 파장대의 빛을 흡수하거나 반사합니다.

왜냐하면, 각 분자는 고유한 화학 결합을 가지고 있고, 특정 화학 결합은 분자 진동에 해당하는 특정 파장대의 빛을 강하게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물 분자의 산소-수소 결합은 970nm, 1450nm, 1940nm 파장의 빛을, 당분의 탄소-수소 결합은 1188nm 파장의 빛을 강하게 흡수합니다.

이때 과일에 당분이 많을수록 그에 해당하는 특정 파장대의 빛이 분자에 더 많이 흡수될 겁니다. 이런 원리를 통해 근적외선이 과일을 통과한 뒤 남은 빛의 패턴을 분석하면 과일의 당도를 수치로 환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현재 AI 모델은 과거에 수집된 수많은 과일 샘플 데이터를 바탕으로 근적외선이 통과한 뒤 남은 빛의 스펙트럼 패턴과 과일을 으깨서 측정한 실제 당도 값 사이의 상관관계를 학습했습니다.

따라서 검출기가 포착한 빛의 세기와 파장 정보가 전기 신호로 바뀌어 컴퓨터로 전송되면 기존 데이터와 패턴을 비교 분석하여 내부 성분의 농도를 역으로 계산하고, 최종적으로 과일의 당도를 나타내는 수치인 브릭스 값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근적외선 기술의 도입은 과일 품질 관리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습니다. 과일의 당도를 손상 없이 빠르게 측정해 일관된 품질로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게 됐으며, 과일을 등급별로 나눌 수 있게 되면서 일부 사례에서는 판매 성과를 크게 향상시키는 등 과일 농가에 상당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시켜 주었습니다.

또한, 정확도도 높은 편으로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근적외선 분석은 토마토나 사과의 당도를 90% 이상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농업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당도를 손 쉽게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은 그중 하나일 뿐이며, 이제는 농가 곳곳에 설치된 사물인터넷(IoT) 센서들이 감각 기관처럼 작동하여 데이터를 수집한 뒤 AI 분석 플랫폼을 통해 실제 농사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정보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AI는 인간이 파악하기 어려웠던 복잡하고 다차원적인 환경 조건과 최종 당도 사이의 인과 관계를 찾아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당도를 높이는 방법을 제시하고, 나아가 최적의 수확 시점과 품질까지 예측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참고로 실제 한 연구에서는 0.5brix 이하의 낮은 오차 범위 내에서 위와 같은 일들을 해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는 스마트 관수 밸브, 영양액 공급기, 비료 살포 장치 등이 자동화 시스템에 연동되어 농작이 자동으로 진행될 것이며, IoT 센서들이 끊임없이 데이터를 측정하면서 가장 완벽한 농사를 위한 작업 순환이 이루어질 겁니다.

현재 농업은 노동 집약적인 관행 농업에서 로보틱스 및 AI 기반의 무인/자율 의사결정 시스템의 스마트팜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혁신적인 변화에 관심이 생긴다면 2025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대전(12.10.~11, 서울 양재 aT센터) 행사에 방문하여 2050년에는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6대 미래상에 대해 간접 체험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겁니다.

*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 주관하는 '2025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대전'에 방문하시어 AI, 자율주행, 스마트팜, 웨어러블 등 미래 농업으로 나아가는 신기술을 체험하시기 바랍니다.
- 행사명: 2025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대전
- 일시: 2025.12.10.(수)~11.(목)
- 장소: 서울 양재 aT센터
- 주최주관: 농림축산식품부 /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 행사설명: 농식품 6대 미래상을 주제로 혁신기술 전시 및 시연, 체험/비즈니스 컨설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전시·박람회
*홈페이지: https://agriexpo.kr/
*사전등록: https://agriexpo.kr/bbs/board.php?bo_table=p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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