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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바위보 게임은 정말 공정할까?

가위바위보는 2명 이상의 인원이 있을 때 손가락을 이용해 특정 모양을 만들어서 동시에 내밀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 승패를 결정짓는 게임입니다. 주로 순위나 분담, 해야 할 일 등을 결정할 때 우선으로 선택권을 주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이 가위바위보로 어떠한 결정을 내리는 이유는 단순하고, 공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간단히 규칙 설명을 해보면 가위는 보자기를 이길 수 있고, 보자기는 바위를 이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위는 보자기를 이길 수 있는 가위를 이길 수 있는데, 마치 먹이사슬처럼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가위바위보 게임을 진행하는 사람에게는 세 가지의 선택권이 주어집니다. 이중에서 하나만 낼 수 있으므로 승리와 패배, 무승부의 확률은 약 33.33%(or 1/3)로 같습니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가위바위보가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가위바위보 게임을 9번 해보라고 했을 때 가위와 바위, 보를 정확히 3번씩 나누어서 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33.33%의 확률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큰 수의 법칙(law of large numbers) 때문입니다.

경험적으로는 33.33%의 확률을 따르지 않지만, 수학적으로 표본의 수(영상에서는 게임 진행 횟수)가 많아지면 33.33%의 확률에 근접한 결과가 나옵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여전히 가위바위보 게임을 공정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해당 법칙을 따르기 위해서는 변수가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근데 가위바위보에서의 변수는 사람이 한다는 겁니다. 사람이 한다고 하더라도 가위와 바위, 보 중에서 선택해야 하므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가위바위보를 했을 때 해당 게임의 결과가 다음 게임에 영향을 준다면 어떨까요?

일본 오비린 대학의 요시자와(芳沢光雄) 교수는 725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얻은 11,567회의 가위바위보 게임 결과 데이터를 통해 분석을 해봤습니다. 11,567회의 게임 데이터에 따르면 바위는 4,054회 나왔고, 보자기는 3,849회, 가위는 3.664회가 나왔습니다. 따라서 무엇을 내야할 지 모를 때는 보자기를 내는 게 질 확률이 낮습니다.

이와 같은 차이를 보이는 이유에 관해서는 가위 모양은 상대적으로 만들기 어렵고, 인간은 긴장할 때 본능적으로 주먹을 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승부의 순간은 긴장 상태이므로 본능적으로 가위보다는 바위를 낼 확률이 높습니다.

또한, 이전 게임이 다음 게임에 어떤 결과를 주는지도 분석했는데, 10,833회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속해서 같은 손을 낸 경우는 2,465회라고 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웬만하면 이전 게임에 냈던 게 아닌 다른 무언가를 낼 확률이 높습니다.

해당 결과에 살을 붙여준 연구 자료가 있는데, 중국 절강대학(浙江大学)의 심리학자 공동 연구팀이 36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입니다. 연구팀은 학생들을 6개의 그룹으로 나누어서 무작위로 가위바위보 게임을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참고로 해당 실험에서는 학생들이 열심히 참여하도록 게임에서 이길 때마다 소정의 상금을 지급했습니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가위바위보에서 이긴 사람은 다음 게임에서 이겼던 손을 똑같이 내는 경우가 많았고, 같은 선택으로 두 번을 연속 패배한 사람은 상대방이 낸 것을 이길 수 있는 것을 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위 연구를 뒷받침해주는 연구 자료가 또 있는데, 벤자민 다이슨(Benjamin James Dyson)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에서 가위바위보를 내는 확률(25/75)은 같되 무작위로 내도록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했습니다.

그리고 서식스대학교(University of Sussex)의 학생 31명에게 해당 컴퓨터와 75회씩 세 번에 걸쳐 총 225회의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도록 합니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대체로 바위를 많이 냈습니다.

또한, 게임에서 이긴 경우 다음 게임에서도 똑같은 것을 내는 경우가 많았고, 패배한 경우에는 자신이 내서 패배한 것을 이길 수 있는 걸 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비겼을 때는 자신이 냈던 걸 이길 수 있는 걸 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외에도 세계가위바위보협회(World RPS society)에서 조사한 통계에서도 가위를 내는 확률이 29.6%로 보자기와 바위를 내는 확률이 상대적으로 많았다고 하면서 이기기 위해서는 보자기를 내는 게 좋다고 합니다.

여러 연구 자료를 확인해보면 보자기를 내는 게 이길 확률이 높고, 게임의 결과가 다음 게임에도 영향을 준다는 등의 대체로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즉,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이길 확률이 정확히 33.33%라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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