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할 때 옆에서 등 두드려주는 게 좋을까?

살다 보면 다양한 이유로 구토합니다. 굉장히 괴로운 순간인데, 구토할 때 옆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구토하는 사람을 돕기 위해 등을 두드려줄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구토하는 입장에서 이 행위에 대해 호불호가 많이 갈립니다. 여기서 주제의 궁금증이 생깁니다. 구토할 때 옆에서 등을 두드려주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알아서 하게 놔두는 게 좋을까요?

구토는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므로 상황과 원인 파악 없이 답을 내리는 건 조금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구토 상황에서 등을 두드리는 건 피하는 게 좋은데, 그 이유를 알기 위해 구토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구토는 세 단계로 진행됩니다. 전조 단계에서는 소장의 내용물이 원래 가던 방향의 반대로 밀어 올리는 거대한 수축이 나타납니다. 그 이후에는 구역질하는 단계가 나타나고, 마지막으로 위의 내용물이 외부로 배출되는 구토 단계가 나타납니다.

구토의 발생 원인은 크게 위장관 자극, 독성·약물 자극, 전정기관 이상, 중추신경계 질환, 대사·내분비 이상, 심인성 요인 등이 있는데, 원인이 다양해도 구토는 연수의 구토 중추(Vomiting center)를 중심으로 말초와 중추에서 전달되는 다양한 자극이 통합되어 발생하는 방어 반사입니다.

이런 구토를 할 때 등을 두드리면 안 좋다고 하는 이유는 우리 몸의 해부학적인 구조에서 자칫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구토하면 위에서 식도를 통해 먹었던 음식물 등이 입 밖으로 배출되는데, 불행히도 인간의 몸은 인두와 후두가 교차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인두는 코 뒤와 입 뒤에서 시작해 아래로 내려가다가 기관과 식도로 갈라지기 전까지의 길입니다. 이 길을 통해 공기도 지나가고, 음식도 지나갑니다.

그리고 인두 아래쪽에서 목 앞쪽으로 있는 게 후두입니다. 공기가 들어가는 입구이고, 후두개가 있어서 음식을 섭취할 때는 후두의 입구를 막아 음식물이 들어오는 걸 차단합니다.

우리 몸은 입에서 위로 들어갈 때도 후두개의 역할이 중요하나 위에서 입으로 나올 때도 그 역할이 중요합니다. 안전하게 구토하기 위해서는 후두로 통하는 길이 구토할 때 닫혀 있어야 하는데, 이때 등을 치는 행위는 순간 후두로 통하는 길을 열리게 하여 토사물이 들어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세균도 함께 들어가는 경우 폐에 염증이 발생하면서 흡인성 폐렴(Aspiration pneumonia)으로 진행될 수 있고, 위산과 같은 자극적인 물질이 포함된 토사물이 넘어갔으면 화학성 폐렴(Chemical Pneumonia)으로 시작하여 2차 감염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참고로 흡인성 폐렴은 고령이나 의식 저하, 신경계 질환, 진정제 사용, 삼킴 장애 등이 있는 경우 보호 기전이 약화되어 종종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특히 고령 인구에서 중요한 사망 원인 중 하나이므로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닙니다. 따라서 구토하는 사람이 있을 때는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놔두는 것이 제일 안전합니다.

그런데 아기들을 보면 수유 후에 등을 두드려줍니다. 꼭 필요한 행위라고 하는데, 만약에 등을 두드리다가 구토하면 큰일 나는 게 아닐까요?

식도에는 시작과 끝에 음식물이 다시 넘어오지 않게 해주는 안전장치인 괄약근이 존재합니다. 문제는 영아 시기에 하부식도괄약근이 미성숙한 상태일뿐더러 위 크기는 작으며, 수유할 때 공기를 함께 삼키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그래서 수유 후 위에는 분유나 모유뿐 아니라 공기도 함께 들어 있는 경우가 많고, 이는 위 내 압력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바로 눕히면 압력에 의해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고자 할 텐데, 압력을 줄이기 위해서 위 내 공기를 뺄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기의 등을 두드려주어 위에 들어간 공기를 식도를 통해 위쪽으로 이동시키도록 도와 트림을 시키는 겁니다.

무엇보다 영아는 대개 의식이 명료하고 기침 반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므로 수유 직후 안정적인 자세에서 시행하는 가벼운 등 두드림은 흡인 위험을 높이기보다 역류 가능성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즉, 목적과 상황이 다릅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원고 : 내과 전문의 임필용, 국제성모병원 신장내과 조교수 이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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