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을 보면 왜 재채기를 하는 걸까?

재채기는 코의 점막이 물리적 또는 화학적인 자극을 받아 발생하는 경련성 반사 운동입니다. 12개의 뇌 신경 중 안면 감각을 담당하는 다섯 번째 뇌 신경인 삼차신경(trigeminal nerve)이 코점막의 감각을 전달해서 운동신경이 코점막에서 콧물을 분비하고, 횡격막에서 재채기를 유발하도록 합니다.

그런데 이런 재채기가 햇빛을 보면 나온다니 의아합니다. 정확히는 햇빛이 아니더라도 강한 빛을 보면 재채기가 나온다고 하는데, 인과관계가 없어 보이므로 단순 우연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반복해서 경험하는 증상인 것으로 보아 우연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걸까요?

증상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여러 시도가 있었으나 아직 의학적으로 명확하게 밝히지는 못했습니다. 여러 가설이 존재하므로 가설들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해당 증상은 광반사 재채기 또는 빛 재채기 반사(Photic sneeze reflex), ACHOO 증후군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이 영상에서는 ‘광반사 재채기’로 용어를 통일하겠습니다.

광반사 재채기, 언제부터 알려졌을까?

광반사 재채기와 관련해서는 기원전부터 알려졌는데,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광반사 재채기가 햇빛이 비강에 습기가 차게 해서 이 습기를 내보내게 하기 위해 하는 현상이라는 가설을 서술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광반사 재채기에 관해 제대로 된 과학적인 서술은 1954년 논문에서 처음으로 보고됐고, 본격적으로 연구가 시작된 것은 1964년 헨리 에버레트(Henry everett)라는 과학자가 이 증상에 ‘광반사 재채기’라는 이름을 붙이기 시작하면서입니다.

시신경과 삼차신경이 함께 자극된다는 가설

연구가 진척되면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여러 가설이 등장했고, 대부분 가설은 삼차신경이 과활성되는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재채기는 코점막이 자극을 받아서 발생하는데, 빛이라는 자극은 코점막의 자극을 느끼는 삼차신경을 활성화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첫 번째 가설은 시신경과 삼차신경의 합산입니다. 그러니까 빛이 시신경(시각을 담당하는 뇌 신경)뿐만 아니라 삼차신경의 안구가지(ophthalmic branch of trigeminal nerve)도 자극해서 코점막을 인지하는 삼차신경의 위턱가지(maxillary branch of trigeminal nerve)의 자극과 합산해 재채기가 잘 일어난다는 가설입니다.

해당 가설은 빛 공포증이 있는 사람도 계속 빛을 쬐면 삼차신경의 안구가지가 민감해진다는 것과 비슷한 이론으로 삼차신경의 안구가지 대신 위턱가지가 민감해지면 광반사 재채기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부교감신경의 반응이 퍼진다는 가설

다음 가설은 부교감신경(parasympathetic nerve)의 일반화입니다. 부교감신경은 다양한 자극에 대해 반응하고, 하나의 자극이 다른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시키기도 합니다. 즉, 빛 자극이 일반화되면서 인근에 있는 재채기를 유발할 수 있는 신경세포를 활성화해 재채기가 나온다는 가설입니다.

해당 가설은 코점막이 자극을 받지 않아도 재채기가 나오는 이유를 설명해줄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따져보면 위 내용들은 가능성이 있으나 명확히 밝혀진 내용은 아닙니다.

광반사 재채기와 빛 민감도, 유전의 관계

또한, 광반사 재채기를 보이는 사람은 눈썹을 뽑거나 머리카락을 당기면 광반사 재채기가 더 쉽게 유발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의 이유로 생각되는 가설은 빛 민감도의 상승 가설입니다. 해당 가설은 광반사 재채기를 보이는 사람에서 삼차신경이 자극을 받으면 이 자극이 시신경의 빛에 대한 민감도를 증가시켜서 더 약한 빛에 대해서도 광반사 재채기가 유발된다는 가설입니다.

이와 관련해 근거가 되는 현상은 광반사 재채기를 보이는 사람을 재채기가 나오지 않는 정도의 밝은 빛을 바라보게 한 상태에서 눈썹을 뽑거나 머리카락을 당겨서 삼차신경에 자극을 주면 재채기가 나오기도 한다는 겁니다.

추가로 광반사 재채기 관련해서 상염색체의 우성으로 유전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부모 중의 한 명이 광반사 재채기 증상을 보이면 자식에게서도 높은 확률로 이 증상이 관찰된다는 것으로 특정 유전자의 서열이 바뀌면서 잘 걸린다고 알려졌는데, 자세한 메커니즘은 밝히지 못했습니다.

운전 중에는 왜 주의해야 할까?

어쨌든 광반사 재채기는 건강과 관련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므로 사는 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문제가 생길 때가 있는데, 특별히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재채기가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재채기가 나오면 우리는 순간적으로 마비 증세를 보이며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재채기는 조절 불가능한 생리 증상이라서 어쩔 수 없으나 운전 중 재채기가 나오면 어떻게 될까요?

물론 웬만해서는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햇빛이 짱짱한 낯 시간대에 터널에서 운전 중인 운전자가 터널에서 나오는 순간 접하는 강한 빛으로 인해 재채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어두운 곳을 나오면서 햇빛이 비치고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재채기까지 나온다면 꽤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광반사 재채기 증상을 보이는 운전자는 선글라스 등을 끼고 운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참고로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으면서, 광반사 재채기도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비염 치료제인 항히스타민을 복용하면 광반사 재채기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함께 읽기: 왜 눈을 깜빡여도 연속적인 장면으로 보일까?

– 원고 : 김의사박사

Copyright. 사물궁이 잡학지식. All rights reserved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