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은 뱀과 비슷하게 생긴 다리가 달린 파충류로 위급상황에 꼬리를 끊고 도망가는 것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도마뱀인데, 정설에 따르면 ‘도마’는 토막의 옛말로 뱀처럼 생긴 게 꼬리를 끊고 도망간다고 해서 도마뱀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런데 도마뱀은 멀쩡히 붙어 있던 꼬리를 어떻게 끊어낼 수 있는 걸까요? 꼬리를 끊어낼 때 혹시 아프지는 않았을까요?
통상적으로 도마뱀은 생명에 위협을 받을 때 꼬리를 끊고 도망갑니다. 꼬리를 끊어냄으로써 자신에게 위협을 가하는 존재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그 순간 멀리 도망가는 식입니다. 이러한 생존 방식은 모든 도마뱀에게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도마뱀의 종류 16과 중 11과의 일부 종에서만 관찰할 수 있습니다.
도마뱀이 꼬리를 끊어낼 수 있는 이유는 일부 꼬리뼈가 느슨하게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느슨하게 이어진 꼬리뼈 부분을 탈리절(脫離節)이라고 하고, 근육 수축만으로도 꼬리를 쉽게 끊어낼 수 있습니다.
이때는 척수반사에 의한 본능적인 행동으로 발생합니다. 꼬리를 끊어내고 나면 꼬리 조임근이 척추 혈관을 수축해 출혈을 최소화하는데, 약간의 출혈은 있을 수 있으나 금방 괜찮아집니다. 아무래도 멀쩡했던 몸 일부분이 떨어지는 상황이므로 약간의 통증은 있다고 하나 심한 통증은 아니라고 합니다.
꼬리를 끊어낸 후에는 골절면에 줄기세포가 있어서 재생할 수 있고, 꼬리 재생에는 약 60일이 걸린다고 알려졌습니다. 꼬리 재생을 위해서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하므로 다른 신체 성장과 생식 활동 등을 멈추고, 꼬리 재생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또한, 꼬리를 완전히 재생했다고 하더라도 기존에 가졌던 꼬리와는 모양과 구조 등이 달라집니다.
모양이 볼품없어지고, 잘리기 전의 꼬리에는 뼈가 있었으나 새롭게 생긴 꼬리에는 뼈 없이 연골과 비슷한 흰색 힘줄이 생깁니다. 무엇보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꼬리가 하는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동할 때 몸의 균형을 잡아주기도 하고, 구애에도 활용합니다.
그리고 에너지를 저장하는 창고로도 사용해서 다량의 지방이 비축된 부위이기도 합니다. 일부 도마뱀은 떨어진 자기 꼬리를 먹어서 에너지를 보충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소중한 꼬리를 끊어내면 끊어낸 이후에도 문제이고, 재생한 이후에도 기존 기능의 일부만 보존할 수 있으므로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현재와 미래에 소중한 꼬리를 끊고, 도망가는 선택을 한 겁니다.
살면서 도마뱀을 볼 일은 거의 없을 겁니다. 저도 아주 어렸을 적 우연히 도마뱀을 처음 봤는데, 신기한 마음에 잡으려고 하니까 꼬리를 끊고 도망가서 놓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잘린 꼬리가 꽤 오랜 시간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참 신기했습니다. 미국의 클렘슨대학(Clemson University)의 연구팀에 따르면 꼬리는 뇌의 명령을 받지 않고 운동을 유발할 수 있는 뉴런이 있어서 잘린 뒤에도 움직일 수 있다고 합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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