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의 요일은 왜 일요일부터 시작할까?

많은 사람이 한 주의 시작이 월요일인지 일요일인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주었습니다.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달력 때문인데, 달력에 적힌 요일 순서를 보면 일요일로 시작해서 토요일로 끝납니다. 그래서 이것을 보고 한 주의 시작이 일요일인 줄 아는 사람이 많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공식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월요일을 일주일의 시작으로 규정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이를 따르기 때문(KS X ISO 8601)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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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달력에서는 왜 일요일을 맨 앞에 놔둔 걸까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도 일요일을 맨 앞에 둔 곳이 많은데, 결과적으로 보면 기독교의 영향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약성서(Old Testament) 창세기(Genesis)를 보면 “하나님이 엿새 동안 천지 만물을 창조하시고, 마지막 날인 일곱째 날에 안식하셨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여기서 일곱째 날은 무슨 요일일까요?

참고로 창세기 부문에서는 요일에 관한 이야기가 별도로 없는데, 많은 기독교인이 하나님의 안식일을 토요일로 알고 있습니다. 만약 토요일이 하나님의 안식일이라면 첫째날은 일요일이 돼야 합니다. 그렇다면 일요일이 어떻게 첫째날이 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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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원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당 문명에서는 일요일을 한 주의 시작으로 봤습니다. 사실 해당 내용 뿐만 아니라 1년을 12달, 하루를 24시간, 한 시간을 60분, 1분을 60초로 하는 60진법 등 많은 역법이 이 문명에서 기원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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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내용이 유대교로 거쳐 기독교로 이어졌다는 것인데, 유대교의 언어인 히브리어 자료를 찾아보면 ‘욤 리숀(יום ראשון)’이라고 해서 일요일을 첫 번째로 둔 자료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어떻게 전 세계로 퍼진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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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313년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는 기독교에 대한 박해를 끝내고 공인하는 밀라노 칙령을 반포합니다. 이에 따라 기독교는 사실상 국교가 됐고, 일요일을 일주일의 시작으로 보는 역법을 따랐던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되면서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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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예수님이 부활하신 일요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독교의 문화도 큰 영향을 주었는데, 이에 따라 일요일을 일주일의 시작이자 주일로 보는 문화가 생겼습니다. 달력이 일요일로 시작해서 토요일로 끝나는 이유는 이처럼 기독교의 영향 때문이고, 충분히 바꿀 수 있으나 관습처럼 따르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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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달력과 관련해 처음부터 1년이 12개월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1월부터 10월까지만 존재했던 때도 있는데, 1년을 열 두달로 정하기 시작한 때는 태음력을 도입한 때로 달이 차고 기우는 주기에 따라 29일 또는 30일을 한 달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태음력으로 날짜를 세보면 1년이 354~355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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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지 않은 달력을 계속 사용하면 시간이 뒤죽박죽이 돼버리는 문제가 발생하므로 기원전 46년 율리우스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 종신독재관은 이집트의 태양력을 도입해 율리우스 달력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때 4년마다 2월 29일을 추가하는 윤년이라는 개념도 도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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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율리우스력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1년의 길이가 계속 짧아져서 매년 계절의 변화에 맞춰 날짜를 수정해야만 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1582년 로마 교황 그레고리오 13세(Gregorius XⅢ)가 율리우스력(Julian calendar)을 개정하여 새로운 달력을 도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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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레고리력을 사용하기 위해 1582년 10월 4일부터 10월 15일 사이의 날을 달력에서 삭제했습니다. 참고로 한국은 1895년 음력 11월 17일을, 양력 1896년 1월 1일로 정하면서 그레고리력을 따르고 있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기독교 내용 관련 도움 : 김동문 선교사님과 차성진 목사님, 구독자 이재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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