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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전화기 숫자판은 계산기와 키보드 숫자판 배열의 역순으로 되어 있을까?

전화기 숫자판 배열과 계산기와 키보드 숫자판의 배열을 보면 위와 같습니다. 분명 숫자판의 형태는 같음에도 전화기 숫자판의 배열은 역순으로 되어 있습니다. 왜 전화기의 숫자판 배열만 다른 걸까요

?여기에는 여러 주장이 있습니다. 먼저 위와 같은 숫자판 배열은 1911년 선드스트랜드(Sundstrand)에서 개발한 계산기가 시초입니다. 당시에도 현재의 계산기 숫자 배열과 똑같이 0을 최하단에 배치했고, 7-8-9는 최상단에 배치했습니다.

이러한 숫자판 배열은 19세기 후반 현금 등록기(cash register)의 숫자 배열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계산기를 사용해보면 공감할 수 있는데, 작은 숫자의 사용이 많은 편이라서 0과 1, 2, 3을 가깝게 배치해야 사용이 편합니다. 즉, 배치의 이유가 합리적입니다. 그렇다면 전화기의 숫자판 배열은 왜 역순일까요?

전화기의 역사를 보면 자석식 전화기에서 공전식 전화기, 자동식 전화기, 인터넷 전화기, 스마트폰으로 이어집니다. 초기 자동식 전화기는 다이얼 방식을 이용했습니다. 그러니까 숫자판을 돌리면 스프링 장치에 의해 다이얼이 원위치로 회전하면서 접점을 건드려 신호를 발생시키고, 번호를 인식해 전화를 거는 펄스 방식이었습니다.

근데 이런 방식으로는 0을 인식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0을 9 다음에 두어 사실상 10을 0으로 인식하게끔 했고, 이러한 규칙에 따라서 전화기는 1-2-3-4-5-6-7-8-9-0(=10)의 순서로 배열됐습니다.

다이얼 전화기의 숫자판을 보면 1은 오른쪽 상단에 있고, 9는 왼쪽 하단에 있습니다. 이를 참고해 버튼식 전화기의 숫자판에 배열시켜보면 위와 같은 배열이(10번 사진 중 오른쪽)이 됐을 텐데, 이상합니다. 그래서 1, 2, 3을 상단에 놓고, 7, 8, 9, 0을 하단에 놓았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다른 주장으로는 버튼식 전화기를 개발한 벨 연구소(Bell Lab)에서 최적의 숫자판 배열을 제공하기 위한 실험에 따라서 정해졌다는 주장입니다.

벨 연구소에서는 18개의 숫자판 배열 중에서 전화기에 사용할 최적의 숫자판 배열을 찾고자 몇 가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다섯 가지의 숫자 배열을 선정했는데, 사실 입력 속도나 정확도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어쨌든 가장 많은 사람이 선호한 배열은 두 줄로 된 숫자판이었습니다.

하지만 엔지니어링 등의 이유로 두 줄로 된 숫자판은 제외됐고, 정확도가 높았던 1-2-3의 숫자 배열이 최상단에 있는 숫자판 배열이 선정됐습니다. 아마 숫자판을 알파벳 순서와 연결 짓기 위한 목적도 선택에 반영됐을 겁니다.

그리고 키보드의 숫자판 배열에서도 어떤 배열이 좋을지 선택하는 순간이 있었는데, 이때는 계산기 숫자판 배열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에서 키보드와 계산기의 숫자판 배열은 같고, 전화기의 숫자판 배열은 역순으로 됐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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