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감사합니다와 고맙습니다는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라는 주제로 영상을 올렸던 적이 있는데, 해당 영상의 댓글에 ‘수고하셨습니다’와 ‘고생하셨습니다’의 차이를 묻는 질문이 참 많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많은 사람이 아랫사람은 윗사람에게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하면 안 된다고 알고 있었고, 이 표현 대신에 ‘고생하셨습니다’라는 표현을 써야 한다고 아는 사람도 일부 있었습니다.
사회생활이 수직관계에서 수평관계로 나아가고 있다고는 하나 사람들은 윗사람을 대할 때 말과 행동에 있어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려고 합니다. 그리고 통상적으로 자신과 얽힌 관계가 가까운 윗사람일수록 예의를 더 잘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수고하셨습니다’ 또는 ‘고생하셨습니다’라는 표현은 보통 윗사람이 어떠한 일을 했을 때 힘들었을 것에 대해 예의상 공감하고 위로하기 위해 쓰이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 걸까요? ‘-하셨다’는 청자를 낮춘 표현이나 주체 높임을 나타내는 ‘-시-(하’시’었다)’가 결합되어 있으므로 상대를 존중해주는 존댓말인데 말입니다. 문제가 되는 이유는 ‘수고(受苦)’라는 단어가 내포한 의미 때문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참고해보면 ‘수고’는 ‘일을 하느라고 힘을 들이고 애를 씀. 또는 그런 어려움’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고통을 받음’이라는 부정적 의미가 함축되어 있어서 윗사람에게 사용하기에 부적절하다는 것인데, 국립국어원에서 발간한 ‘표준 언어 예절’에서도 윗사람에게 고생하라는 의미가 될 수 있으므로 절대 쓰지 말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고생하셨습니다’도 마찬가지 이유로 윗사람에게 써서는 안 될 표현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사용해야 하느냐고 물어보니 이를 명확하게 대체할 표현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해보면 해당 표현을 써야 하는 상황이 종종 생깁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데, 규범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어쨌든 윗사람도 아랫사람이 나쁜 의미가 아니라 예의를 지키기 위해 사용하는 것을 알고, 본인도 상황을 충분히 공감하기에 표현을 지적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문제는 아주 간혹 이러한 부분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수고하셨습니다’가 아닌 ‘고생하셨습니다’를 써야 한다는 잘못된 정보를 설파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국화법학회에 실린 ‘인사말의 “표준 화법” 실태 조사 연구(2010)‘라는 제목의 논문을 보면 ‘수고’ 또는 ‘고생’의 표현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 사람들은 대체로 다른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일부러 표현을 피해서 사용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고, 상황에 따라서 윗사람에게 ‘수고하셨습니다’ 또는 ‘고생하셨습니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즉, 규범이 어찌 됐든 현대에서는 사회적 인사말로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그냥 사용하면 됩니다.
다만, 이를 문제 삼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대체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는 가능하면 대체해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 글을 전 국민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이 공유를 많이 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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