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4~5년 주기로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전국동시지방선거 등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 선거들로 대통령과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의원 등을 선출하는데, 이변이 없는 한 예상한 범위 내에서 당선자가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2017년에 치러진 제19대 대통령 선거(이하 ‘대선’)를 살펴보면 총 15명이 대선 후보로 등록했습니다.
후보별 득표율을 살펴보면 당시 문재인 후보가 41.08%, 홍준표 후보가 24.03%, 안철수 후보가 21.41%, 유승민 후보가 6.76%, 심상정 후보가 6.17%의 득표율을 보였습니다.
5명의 후보가 전체 표 중에서 99.45%의 표를 나눠가졌고, 사퇴한 2명의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8명의 후보가 0.55%의 표를 나눠가졌습니다. 사실상 5명의 후보를 제외하고는 득표율이 0%에 수렴하는데, 여기서 주제의 의문이 생깁니다. 지지율이 낮은 후보들은 어떤 목적으로 대선에 출마한 걸까요?
물론 낮은 지지율로 시작해서 당선될 수도 있겠으나 냉정하게 봤을 때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특히 대통령 선거는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아야 당선될 수 있으므로 다른 선거보다 당선되기가 더 어렵습니다. 어쨌든 출마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입니다. 의문이 드는 이유는 당선되기도 어렵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때 기탁금으로 여러 선거 중에서도 가장 큰 금액인 3억 원을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선거 운동에 들어가면 기탁금 외에도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선거비용은 후보자가 총 유효 투표수의 15% 이상을 얻으면 선거비용 전액을 돌려받고, 10~15%를 얻으면 절반을 돌려 받을 수 있으나 득표율이 10%에 못 미치거나 사퇴하면 보전해주지 않으므로 기탁금을 포함해 지출한 선거비용을 전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제19대 대선 후보별 선거비용 규모를 살펴보면 위와 같은데, 군소정당의 후보들은 훨씬 적은 비용을 썼겠으나 그래도 부담스러운 비용일 겁니다. 후보자가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고, 후원금이 잘 모인다면 도전해볼 수도 있겠으나 낮은 확률에 3억 원 이상의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기에 의문이 드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제19대 대선 후보로 등록했었던 군소정당의 후보에게 자문하기도 했는데, 지금부터 이야기할 내용에 어느 정도 동의해주었고, 다른 이야기도 해주었습니다.
첫째로 정말 순수하게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고 싶은 마음으로 출마하는 경우입니다. 아마 모든 후보가 이런 마음으로 출마했다고 말할 겁니다. 검증할 방법은 없으나 표면상 이유는 이렇습니다.
둘째로 향후 정치 생활에서 여러 이득을 기대하고 출마하는 경우입니다. ‘대권주자’라는 칭호는 절대 가벼운 칭호가 아닙니다.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정당의 경우 대선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냈다고 하더라도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됐기에 차기 당 대표를 노려볼 수 있고, 차기 대통령도 노려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군소정당 후보의 경우에도 다른 선거에 참여할 때 ‘전 대통령 후보 경력’을 매력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일반인 신분으로 살아간다고 하더라도 꽤 멋진 스펙이 될 겁니다.
셋째로 지지자들이 있으니까 출마하는 경우입니다. 당선 가능성이 아무리 낮다고 하더라도 개표하기 전까지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즉, 극적인 드라마를 써볼 각오로 출마했다는 겁니다. 또한,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정치 생활을 계속할 생각이라면 자신의 세력을 결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넷째로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밝히기 위한 경우입니다. 소신을 밝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전 국민에게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면 개인적으로 비싼 비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어떤 마음으로 출마했는지는 후보자 본인만 알 수 있기에 단순 주장일 뿐이나 이런 다양한 이유 때문에 낮은 당선 가능성에도 출마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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