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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돌과 뗀석기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었을까?

현대인은 과거보다 과학이 발전한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인류 태초의 선사시대에는 불의 발견조차 놀라웠을 겁니다. 당시 인류가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눈으로 직접 볼 수는 없어도 그들이 남긴 흔적으로 유추해볼 수 있고, 흔적을 연구해서 당시의 삶을 복원하기도 합니다.

인류의 역사는 석기를 사용한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를 지나서 금속을 사용한 청동기시대로 이어지고, 여기까지를 선사시대로 구분합니다. 선사시대는 문자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시대라서 유물이 특히나 중요한데, 인류가 남긴 가장 오래된 도구는 뗀석기입니다.

뗀석기는 구석기시대를 대표하는 유물로 돌을 깨뜨리거나 떼어 내 만듭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돌의 전면 또는 필요한 부분을 갈아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만든 석기를 간석기라고 하고, 돌을 갈아서 도구를 만드는 기법은 신석기시대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뗀석기를 살펴보면 돌을 깨뜨리거나 떼어 내 만든 만큼 투박하게 생겼습니다. 일반인이 봤을 때는 길에서 볼 수 있는 조금 특이하게 생긴 돌들과 비슷해 보이기도 해서 다음과 같은 의문이 생깁니다. 뗀석기라고 부르는 것들이 사실은 일반 돌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무엇을 근거로 뗀석기를 일반 돌과 구분할 수 있는 걸까요?
 
석기는 길에서 볼 수 있는 돌들과는 달리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석기는 사람이 의도적으로 만든 도구로 모양과 크기, 재질에 정형성과 규칙성이 있어 일반돌과 구분됩니다.

뗀석기는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했는데, 사냥할 때 쓰기도 했고, 땅을 파거나 구멍을 낼 때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나무를 자르거나 나무껍질을 분리하거나 사냥한 짐승의 가죽을 분리·손질할 때 쓰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뗀석기의 용도는 다양하고, 용도에 따라 석기의 형태와 크기가 달라 만드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이런 특징들을 바탕으로 일반 돌과는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형태로만 석기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뗀석기로 추정되는 유물이 발견된 장소와 출토 정황이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인위적으로 가공된 유물과 함께 발견됐거나 그 지역에는 존재하지 않는 석재로 만들어졌거나 사람들이 생활한 흔적이 남아있는 문화층에서 발견되는 것도 뗀석기의 근거가 됩니다.

참고로 석기는 청동기시대에서도 많이 사용했습니다. 간혹 돌을 갈아서 만든 칼이 왜 청동기시대의 유물이냐고 의문을 갖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청동기시대는 청동을 소재로 만든 금속 제품이 도입되었지만, 실생활에서는 석기가 어떤 시대보다도 많이 쓰였습니다.

청동기시대는 돌로 돌을 가는 마연 기술이 발달해 석기의 형태가 정연했고 예술성이 있는 등 용도와 기능에 따라 석기의 종류가 많아지고 가공기술도 매우 뛰어났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기원전 3세기 전후에 철기가 출현하면서 급격히 쇠퇴했고, 대부분 도구가 점차 금속으로 대체되면서 쓰임이 크게 줄었습니다.

그래서 박물관에 갔을 때 청동기시대라고 되어 있는 석기를 쉽게 볼 수 있고, 국립김해박물관에 전시된 석기도 청동기시대에 제작된 것이 많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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