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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옛날에도 성형수술을 했을까? (feat. 가야인)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성인 여성 18%, 남성 2%가 성형수술을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사례수 1,500명 (여성 757명, 남성 743명)). 그리고 나이가 어릴수록 성형수술 경험률이 크게 높았고, 시간이 흐를수록 경험률이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

성형수술이 100%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는 없으나 과거와 비교했을 때 의학 기술이 크게 발전했으므로 현대인의 경우 수술을 비교적 안전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보다 의학 기술이 많이 부족했을 고대에는 어땠을까요?

이와 관련해 전 세계 곳곳에서 아주 먼 옛날부터 성형수술을 한 여러 흔적이 존재합니다. 이 영상에서는 개중에서 가야 사람들을 통해 주제의 의문을 해결하고자 합니다.

가야는 낙동강 서쪽의 변한 지역에 있던 여러 세력이 성장한 나라입니다. 이 시대에서도 성형수술을 한 흔적들이 존재하는데, 먼저 ‘편두(扁頭)’입니다. 편두는 납작한 머리라고 해서 이집트를 비롯해 유럽,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 각국에서 고대부터 최근까지 행해진 풍습으로 편두 인골은 예안리 고분군에서 많이 발견되었고, 그중에서 85호분이 대표적입니다.

편두는 뼈가 다 성장하기 전인 어릴 때 머리를 천이나 노끈으로 압박하거나 편평한 나무판 등을 이마에 대고 묶어서 인위적으로 두개골에 변형을 주는 식입니다. 방법을 보면 상당히 위험할 것 같은데, 도대체 왜 편두를 했을까요?

여러 해석이 존재합니다. 무속과 관련한 사회적 신분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해석하기도 하고, 당시의 미적 기준에서 편두가 아름다움의 기준이었다는 해석도 존재합니다. 편두는 특정 시기에만 발견됐기에 잠깐 유행처럼 지나간 풍습이 아니었을까도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객관적인 사실은 알 수 없어도 확실한 것은 인위적으로 두개골의 모양을 변형시키는 성형 행위가 가야를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오래전부터 행해졌다는 겁니다.

다음으로 예안리 유적에서는 인위적인 발치의 흔적도 존재합니다. 발치는 사람의 치아를 빼내는 치과 시술인데, 특히 사천 늑도에서 출토된 인골들을 확인해보면 모두 같은 부위(송곳니)에 치아가 없었습니다.

죽은 후에 발치하면 그 자리에 구멍이 존재하나 생전에 발치하면 구멍이 메워집니다. 이를 통해 생전에 발치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선천적으로 존재하지 않았거나 병을 앓았던 흔적들이 없는 것으로 보아 하나의 관습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멀쩡한 치아를 왜 뽑았을까요? 이 또한 여러 해석이 존재하는데, 성인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라는 해석과 권력계승 의식, 사자 애도를 위한 의식 등의 여러 해석이 존재합니다.

마지막으로 문신과 관련한 흔적입니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따르면 ‘진한 사람들은 모두 일본과 같이 문신을 한다.(男女近倭亦文身)’, ‘마한 사람들은 남쪽 경계가 왜와 가까이 있어 문신을 한 사람이 많다.(共南界近倭 亦有文身者)’라고 적혀있습니다.

삼한 사람들이 문신을 한 이유는 당시 교류가 잦았던 일본의 영향으로 볼 수 있고, 나무나 장신구에 토템 동물의 문양을 새기듯이 몸에도 그런 문양을 새겼을 겁니다. 이처럼 먼 옛날에도 인체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행위가 이루어졌습니다.

신기하지 않으신가요? 가야 중심의 고고학 박물관인 국립김해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실제 가야의 편두와 관련한 자료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호기심이 생기신 분들은 가야의 유물뿐만 아니라 가야의 풍습도 확인할 수 있는 국립김해박물관에 방문해보길 바랍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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