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 사람은 변기에 똥을 싸므로 별도의 처리 과정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반려동물로 강아지를 키우는 경우에는 강아지가 싼 똥을 보호자가 따로 처리해줘야 합니다.
집에서는 사람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면 되는데, 문제는 산책 중에 강아지가 똥을 싸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동물보호법 제13조에 따라 보호자는 강아지의 배설물을 수거해야 하므로 전용 배변 봉투를 이용해 수거합니다.
그러면 보호자 손에는 강아지 똥이 담긴 봉투가 생기는데, 똥 봉투 처리 관련해 인터넷상에는 꽤 열띤 논쟁의 흔적들이 남아있습니다. 이는 인터넷 밖의 세상에서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산책 중 똥 봉투 처리에는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길가에 보이는 종량제 봉투나 공용 쓰레기통에 처리하는 방법과 집에 가져가서 처리하는 방법이 있고, 그냥 처음부터 처리를 포기하거나 봉투로 수거 후 무단투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마지막 방법은 대부분 사람에게 비난받을 행동이기에 논쟁의 여지가 없습니다. 논쟁이 되는 내용은 똥 봉투를 길가에 보이는 종량제 봉투나 공용 쓰레기통에 처리하는 상황인데, 이렇게 처리하면 그 주변에 똥 냄새가 날 것이므로 집에 가져가서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과 봉투를 잘 밀봉해서 버렸으므로 문제 없다는 주장이 대립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이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설문조사를 해봤습니다. 결과를 보면 산책 중 길가에 보이는 종량제 봉투 또는 공용 쓰레기통에 처리한다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 됐습니다.
그리고 똥 봉투를 집에 가져와서 처리한다는 응답이 42% 가까이 됐는데, 20%는 집에 가져온 똥 봉투를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처리했고, 22%는 봉투의 똥을 분리해서 변기에 처리했습니다.
이외의 응답자들은 강아지가 싼 똥을 안 치우고 그냥 가거나 똥은 수거하되 봉투를 무단투기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일단 논쟁이 되는 내용을 해결하려면 강아지 똥을 일반 쓰레기로 처리해도 되는지부터 확인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환경부에 문의해봤습니다. 환경부에서는 종량제 봉투에 처리하라는 답변과 더 자세한 내용은 각 지자체에 문의하라는 답변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지자체(*이 콘텐츠에서는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시)에도 문의해봤습니다. 지자체에서는 지자체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말과 강아지 똥은 원칙적으로 폐기물이므로 특수규격종량제봉투에 처리해야 한다는 답변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봉투는 크기가 작은 것도 10L로 크므로 강아지 똥 봉투 처리의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기에 환경부와 마찬가지로 종량제 봉투에 처리하라는 의견을 주었습니다.
즉, 강아지 똥 봉투를 종량제 봉투에 처리하는 것까지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길가에 보이는 종량제 봉투나 공용 쓰레기통에 처리하는 것도 문제가 없을까요?
법무법인 명재의 김연수 변호사님의 말씀에 따르면 똥을 수거했다면 문제될 것이 없고, 남의 집 종량제 봉투나 공용 쓰레기통에 버리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법이 관여·개입하지 않는 윤리·도덕·양심의 영역이라고 합니다.
만약 그 주변에 똥 봉투를 휙 던지고 갔으면 쓰레기 등 투기로 처벌할 수 있겠으나 법이 정하지 않은 곳에 버렸을 때는 사회구성원이 합의해서 해결할 문제라는 겁니다.
여기까지 주제의 의문은 해결했는데, 앞서 강아지가 똥을 쌌을 때 처리하지 않고 가는 상황과 관련해 똥은 ‘비료’로 쓸 수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어서 그렇게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실제 초식동물인 소의 분뇨는 비료로 사용하고 있기에 그럴 듯한 주장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세원 수의사님의 말씀에 따르면 강아지가 먹는 사료는 고단백질이므로 소화 과정에서 매우 산성화되므로 비료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답변을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강아지 똥에는 대장균군과 기생충이 있을 수 있어서 위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개 똥은 비료로 사용할 수 없고, 법에 따라 즉시 수거해야만 하는 폐기물입니다.
그리고 강아지 똥 처리 관련해서 강아지 똥은 사람 똥과 달라서 변기에 버리면 막힐 수 있으니 따로 처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실제 강아지 똥과 사람 똥을 비교 분석하는 것까지는 어려움이 있어서 정화조 청소 업체에 문의해봤습니다.
답변에 따르면 처리 중 강아지 똥 때문에 문제가 생긴 적은 없다고 해주었으나 실제 강아지 똥은 사람 똥보다 딱딱한 편이라 수압이 약한 곳이거나 배설물의 양이 많을 때는 막힐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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