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세트 메뉴를 주문하면 일반적으로 햄버거와 콜라, 감자튀김이 함께 나옵니다. 근데 감자튀김을 먹을 때 신기할 정도로 매우 기다란 감자튀김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제의 의문이 생깁니다. 감자튀김은 감자를 채 썰어서 튀겨 만든 것일 텐데, 신기할 정도로 매우 기다란 감자튀김은 어떻게 채를 썰어야 만들 수 있는 걸까요? 무 정도 되는 크기의 감자가 있는 걸까요? 아니면 감자를 반죽해서 인공적으로 모양을 만든 걸까요?
사실 감자튀김을 어떻게 만드는지 유명 햄버거 체인점에서 영상으로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들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대량 생산을 위해 기계를 사용한다는 것 말고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감자튀김을 만드는 과정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우연히 정말 커다란 감자가 있었고, 이 감자를 채썰어서 만든 걸까요?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감자는 위의 사진 속 감자의 모습일 겁니다. 동글동글하고, 주먹만 한 크기의 감자로 위의 사진과 같은 감자를 떠올렸다면 주제의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근데 감자에는 종류가 많습니다. 한국에서 많이 먹는 감자의 모양이 앞서 본 사진과 같을 뿐이고, 감자튀김에 사용하는 감자는 다른 종류의 감자를 사용합니다. 감자튀김용으로 사용하는 감자는 미국산 러셋(Russet) 감자입니다. 러셋 감자는 크고, 기다랗습니다. 따라서 러셋 감자로 채를 썰면 기다란 감자튀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명 햄버거 체인점 M사와 L사에 관련 내용을 문의해봤습니다. 통감자를 커팅기에 통과시켜서 채를 썰고, 냉동 공정 후 매장에서 튀기는 것으로 만드는 방법은 크게 다를 게 없습니다.
근데 한국에서도 감자를 재배하는데. 왜 굳이 미국산 러셋 감자를 사용하는 걸까요? 미국에서 나오는 감자는 분질 감자(전분이 많은)라고 합니다. 이와는 달리 국내에서 재배하는 감자는 점질 감자로 감자튀김에 국내산 감자를 잘 쓰지 않는 이유는 국내에서 재배하는 감자 대부분이 수미 품종을 비롯한 점질 감자이기 때문입니다.
점질 감자는 조림 요리나 국물 요리에 어울리고, 글에서 언급되는 러셋 감자는 분질 감자로 찌면 포실 포실한 식감이 나서 찌거나 튀겨서 먹기 좋습니다.
물론 꼭 러셋 감자를 사용해서 감자튀김을 기다랗게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가게마다 감자튀김을 만드는 방식이 다릅니다. 어떤 곳에서는 감자를 반죽하고, 틀을 이용해서 인공적으로 기다란 감자튀김을 만들기도 합니다. 따라서 기다란 감자튀김이 전부 러셋 감자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여기까지 주제의 의문은 해결했고, 감자튀김과 관련해서 재밌는 논쟁이 있어서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감자튀김을 영어로 프렌치 프라이(French Fries)라고 하는데, 프랑스식으로 만든 감자튀김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근데 이와 관련해 벨기에에서 감자튀김의 원조는 벨기에이므로 벨기에 프라이(Belgian Fries)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벨기에의 주장에 따르면 1차 세계대전 당시 왈로니아(Wallonie) 지역에서 감자튀김을 처음 먹은 미군이 왈로니아를 프랑스 영지로 착각해서 프랑스 요리인줄 알고 프렌치 프라이라고 한 것이 잘못 퍼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원조를 주장하기 위해 2014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을 한다고해서 화제가 됐으나 프랑스와의 논쟁으로 인해 등재되지는 못했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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