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다니던 또는 다녔던 교실 천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하시나요? 자세히는 기억 나지 않아도 주제에서 말하는 무늬가 생각날 겁니다.
마치 벌레를 연상케 하는 무늬가 교실 천장을 장식하고 있는데, 잘 생각해보면 학년이 바뀌어도, 학교가 바뀌어도 이 벌레 무늬가 항상 천장을 장식했던 것 같습니다. 왜 교실 천장에 이러한 무늬를 사용했을까요?
먼저 학교 천장의 재료는 석고텍스라는 건축 자재를 주로 사용합니다. 사실 학교 뿐만 아니라 사무실이나 병원 등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자재이고, 이전에는 석면으로 된 텍스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석면에서 석고로 변경한 이유는 석면이 인체에 유해하기 때문인데, 이와 관련한 내용은 후술하도록 하고 주제의 의문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저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 최고의 종합건축자재 기업인 KCC에 문의하고, 답변을 받았습니다. 답변에 따르면 텍스의 벌레 무늬는 특정 회사에서만 사용하는 무늬가 아니라 전 세계에서 관행처럼 사용하는 무늬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대부분 텍스 제조 업체에서 이 벌레 무늬를 사용하므로 텍스를 만드는 기업들도 특별한 이유 없이 해당 무늬를 사용한다는 겁니다. 조금은 허무한 답변이 왔는데, 조사한 자료를 참고해서 살을 붙여보겠습니다.
일단 천장에 많이 사용하는 색상은 하얀색 계열입니다. 만약 별다른 무늬 없이 하얀색으로만 되어 있거나 규칙적인 무늬가 있을 경우 천장에 금이 가거나 오염이 생겼을 때 눈에 잘 띕니다.
근데 불규칙하게 배열된 벌레 무늬는 이와 같은 문제가 생겼을 때 가려줄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무늬가 많으면 많을 수록 소리를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아무래도 천장에 있어서 텍스를 가까이에서 본 적이 없을 텐데, 이해를 돕기 위해 3종류의 텍스(집텍스·아스텍스·아미텍스)를 구매해봤습니다. 텍스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표면을 오목하게 파내서 무늬를 새겼습니다. 이렇게 파진 홈이 실내의 소음을 흡수합니다.
자연스럽게 홈을 여러 곳에 만들기에는 벌레 무늬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물론 천장에 절대적으로 벌레 무늬만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무늬가 존재하나 대체로 벌레 무늬를 선호하는 것뿐입니다.
여기까지 주제에 관한 내용은 끝났습니다. 추가로 앞서 후술하겠다고 한 내용을 알아보려고 하는데, 예전에는 석면텍스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석면은 돌임에도 솜처럼 가볍고 부드러운 물질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자연에 존재하는 광물입니다.
석면은 내마모성과 절연성, 내화성, 내열성, 섬유성, 방부성 등의 특성을 지녔기에 활용도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석면의 유해성이 확인되면서 1990~2000년대에 대부분 국가에서 석면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석면의 유해성에 따라 2007년부터 석면함유제품의 사용 등을 단계적으로 금지했습니다.
2009년에는 석면제품의 제조 및 사용을 전면 금지했고, 2015년이 돼서야 석면 사용을 전면으로 금지했는데, 이전에 사용한 석면 자재들을 강제로 교체할 수는 없기에 일부 건물에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 철저히 검사해서 환경부 석면관리 종합정보망에 석면이 남아있는 건물을 알려주고 있으므로 혹시 모를 석면 노출에 대비하길 바랍니다.
석면은 위험합니다. 다양한 경로로 석면 가루를 흡입하면 폐까지 유입되고, 반영구적으로 몸속에서 계속 문제를 일으킵니다. 대표적으로 악성중피종과 원발성 폐암, 석면폐증 등의 질병을 유발하는데, 석면 질병의 잠복기는 15년에서 40년 정도라고 합니다.
앞서 살펴본 대책을 수립하기 이전에는 석면에 비교적 쉽게 노출됐기에 전문가들은 2045년쯤 대표적 석면 질환인 악성 중피종의 발병 추이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물론 석면 가루를 다량 흡입했거나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너무 걱정하지 말길 바랍니다. 중요한 내용이므로 해당 내용까지 알아봤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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