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란성 쌍둥이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나 어디선가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일란성 쌍둥이는 성별과 생김새가 같은 쌍둥이로 외적인 모습만 봐서는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근데 남들이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똑같이 생긴 일란성 쌍둥이라면 주제의 의문처럼 대리시험을 치르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요?
수능 시험을 치르기 위해 시험장에 가보면 시험 시작 전에 신분확인을 합니다. 신분확인을 하는 방법은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에 나와 있는 얼굴 사진과 실물을 감독관이 직접 비교하는 방법으로 하는데, 이와 같은 방법으로는 일란성 쌍둥이를 구별할 확률이 매우 희박합니다. 그렇다면 일란성 쌍둥이는 다른 특별한 방법으로 구별하고 있지 않을까요?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에 문의했고, 답변을 받았습니다. 답변이 길게 왔으나 시험을 치를 때 특별히 구별하고 있지는 않아 보입니다. 다만, 주목할 점은 문제가 생겼을 때 필적확인을 통해서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필적은 글을 쓸 때 나타나는 그 사람의 고유한 필체를 말합니다.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답을 체크하는 OMR 카드에 필적확인란이라는 곳이 있고, 제시한 문장을 똑같이 쓰도록 합니다.
이 필적을 통해 추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리시험 여부를 가릴 수 있는데, 여러 연구자료에 따르면 쌍둥이의 필적은 같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즉, 외적인 모습이 같아도 구별할 방법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신분확인을 할 때 하는 게 아니라 대리시험이 의심되는 정황이 생겼을 때 하는 조치입니다. 만약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조용히 넘어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란성 쌍둥이의 대리시험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인터넷에 이와 관련한 자료를 찾아보면 일란성 쌍둥이의 지인 또는 친척이 대리시험으로 좋은 결과를 냈다는 식의 이야기를 찾을 수 있습니다. 진위를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의 글이나 왠지 의심스럽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일란성 쌍둥이가 대리시험을 치르는 일은 발생할 확률이 희박합니다. 일단 쌍둥이는 나이가 같으므로 대리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재수하거나 조기 졸업했어야 합니다.
또한, 2017년 통계청 출생 통계를 확인해보면 쌍둥이로 태어난 출생아는 전체 출생아의 약 3.9%입니다. 이중에서 성별과 외모가 같은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나는 경우는 쌍둥이 중에서도 낮은 확률이므로 정말 극소수입니다.
극소수가 대리시험을 치르기 위해 인생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도박을 한다는 것은 리스크가 매우 큽니다. 그리고 정말 주변과의 교류가 없으면 몰라도 평소 성적과 다른 결과를 냈을 때 의문을 가지는 주변 사람이 분명 있으므로 위험합니다.
하지만 시도하는 사람이 있긴 합니다. 2000년대 초반에 대리시험을 보는 일란성 쌍둥이를 적발한 적이 있었고, 운전면허 필기시험에서도 대리시험을 보는 쌍둥이 형제를 적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꼭 쌍둥이가 아니더라도 대리시험으로 적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 적발됐다는 소식을 국내에서 찾을 수 없는 것으로 보아 일이 벌어지지 않았거나 벌어졌어도 무사히 넘어갔을 겁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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