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W)는 로마자(라틴 문자)의 23번째 알파벳으로 모양을 보면 브이(V) 2개를 붙여 놓은 것처럼 생겼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double U’라고 읽습니다.
두 번이 거듭되거나 겹침의 뜻을 까진 더블에 U가 붙었다면 U 2개를 붙여 놓거나 아니면 생긴 모습에 맞게 더블브이라고 읽어야 할 것 같은데, 왜 더블유라고 읽는 걸까요?
먼저 알파벳에 관한 이야기부터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알파벳은 로마자나 그리스 문자, 키릴 문자 등을 포함한 총칭이나 통상적으로 로마자를 가리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알파벳은 누가 만들었다기보다는 오랜 발전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탄생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원을 보면 기원전 1200년경 동부 지중해 연안에 페니키아(Phoenicia)라는 지역이 있었는데, 페니키아 사람들은 교역 활동을 활발히 했습니다. 교역 활동을 하다 보면 장부를 써서 기록할 필요가 있었고, 이때 기록을 위해 22개의 자음으로 된 페니키아 문자를 사용했습니다. (* 페니키아 문자도 이집트의 그림 문자와 메소포타미아의 쐐기 문자를 변형해서 만든 표음문자로 알려짐)
페니키아 문자는 기원전 8세기경 그리스에 전해졌고, 그리스인들이 자음만 있던 페니키아 문자에 7개의 모음을 추가하면서 기원전 5세기경 자음 17개에 모음 7개인 그리스어 알파벳을 만들었습니다.
그리스인들이 모음을 추가한 이유는 그리스어에 모음이 많았기 때문이고, 이때 모음은 아람어 문자의 일부 자음을 빌려와 α(Alpha, 그리스 알파벳의 첫째 글자), ε(Epsilon, 그리스어 알파벳의 다섯째 글자), η(Eta, 그리스어 알파벳의 일곱째 글자), ι(Iota, 그리스어 알파벳의 아홉째 글자), ο(Omicron, 그리스어 알파벳의 열다섯째 글자), υ(Upsilon, 그리스어 알파벳의 스무 번째 글자), ω(Omega, 그리스어 알파벳의 스무네번째 글자)을 사용하거나 변형해 활용했습니다.
그리스 문자는 로마자와 키릴 문자 등에 많은 영향을 줬고, 이를 기리기 위해 그리스 문자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글자에서 이름을 따 알파벳(alphabet)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아보고자 하는 W는 원래 로마자에는 없었던 알파벳입니다. 정확히는 W뿐만 아니라 U와 J도 없었습니다.
이 또한 발전 과정을 거치면서 생겨난 것으로 고대 로마 때 사용하던 로마자에서는 V를 U로 쓰기도 했고, /u/로 발음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흔적이 이탈리아의 고급 보석 브랜드 불가리(BVLGARI)로 상표명을 확인해보면 아래와 같이 되어 있습니다.
어쨌든 7세기 고대 영어에서 /uu/의 이중음자(한 소리를 나타내는 두 글자)를 나타내기 위해 V 2개를 겹쳐놓은 문자가 존재했습니다. 다만, 해당 문자는 거의 쓰이지 않았고, 고대 영어 알파벳에서 /w/ 소리를 나타내는 룬 문자 윈(wynn, Ƿ)을 대신 사용했습니다.
문제는 알파벳 P와 윈(Ƿ)이 유사하게 생겨서 헷갈릴 수 있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불어를 사용하는 노르만인이 영국을 정복한 이후 VV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윈(Ƿ)은 아예 사용하지 않게 됐고, 1500년대 중반에 V는 자음 ‘ㅂ’ 소리로, U는 ‘ㅇ’ 소리로 쓰이면서 /uu/ 발음을 할 수 있는 문자가 따로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진짜 UU를 썼고, 쓰다 보니 점점 글씨가 붙은 모양이 됐습니다. 또한, 글씨를 빠르게 쓰다 보면 UU보다 VV가 쓰기 편한데, 이런 이유에서 V 2개를 붙여 쓰면서도 더블브이가 아닌 더블유라고 하는 문자가 탄생했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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