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11명이 한 팀이 되어 발로 공을 차서 몰고 들어가 90분 안에 상대편 골문에 공을 더 많이 넣은 쪽이 이기는 구기 종목입니다. 그런데 90분이라는 긴 경기 시간에도 불구하고, 1~2점을 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당연히 상대편 골문에 한 번만 골을 넣어도 매우 기쁠 수밖에 없기에 선수는 온몸으로 기쁨을 표출합니다. 이를 세레머니(ceremony)라고 하고, 하나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세레머니는 선수마다 다양한데, 달리는 도중에 무릎을 꿇어서 미끄러지는 무릎 슬라이딩 세레머니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저는 무릎 슬라이딩을 하는 것을 볼 때마다 풀밭에서 저렇게 맨살로 슬라이딩하면 따갑지 않을까 궁금했습니다. 기쁜 마음에 통증을 참는 걸까요?
결론을 말해보면 구장이 천연잔디로 되어 있으면 아프지 않고, 인조잔디로 되어 있으면 아픈 것을 떠나서 다칠 수 있습니다.
천연잔디와 인조잔디는 전혀 다릅니다. 천연잔디는 진짜 식물이고, 인조잔디는 유지·보수 비용 등의 문제로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나일론 등의 합성섬유를 이용해 잔디의 형태를 인공적으로 만든 겁니다.
어쨌든 일반인이 천연잔디 구장을 이용할 일은 별로 없고, 대개 모래가 깔린 운동장이나 인조잔디 구장을 이용하게 됩니다.
저도 천연잔디를 이용해본 적이 없어서 이용해본 다수의 사람에게 느낌을 표현해달라고 요청해봤는데, 한 응답자의 말을 빌려서 표현해보면 천연잔디가 푹신푹신한 침대라면 인조잔디는 바늘방석과도 같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다수의 응답자가 표현한 공통적인 느낌은 천연잔디는 푹신푹신하고, 물을 뿌려놔서 미끄럽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조잔디는 아닙니다. 이런 곳에서 슬라이딩하면 찰과상과 마찰화상의 위험성이 있습니다. 특히 인조잔디에 물을 뿌리지 않은 상태로 시간이 지나면 딱딱해지면서 더 위험합니다.
또한, 천연잔디는 잎의 기공을 통해 물이 기체 상태로 빠져나가는 증산작용으로 온도 조절 효과가 있으나 인조잔디는 그러지 못해 더운 여름에 매우 뜨거워져서 앉아 있기만 해도 화상의 위험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인조잔디 구장에서 선수들이 경기할 때는 안전을 위해 소극적인 경기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정리해보면 인조잔디에서의 무릎 슬라이딩은 위험하나 천연잔디 구장은 푹신푹신하고 미끄러워서 괜찮습니다. 그런데 천연잔디가 미끄럽다면 어떻게 축구를 할 수 있는 걸까요?
축구화를 신었기 때문에 괜찮은 겁니다. 축구화의 밑창에 달린 징(쇠못)을 스터드(stud)라고 하는데, 이게 있으면 밀착력을 높여줄 수 있어서 미끄럽지 않습니다.
종류를 개략적으로 알아보면 SG(Soft ground)는 잔디가 길게 자랐고 물기가 많은 천연잔디 구장에서 사용하는 축구화이고, FG(Firm ground)는 잔디가 좀 짧고 물기가 적은 천연잔디 구장에서 사용하는 축구화입니다.
AG(Artificial ground)와 TF(Turf ground)는 인조잔디 구장에서 사용하는 축구화인데, TF는 풋살 할 때 많이 신는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여러 종류의 축구화(HG(Hard Ground), MD(Moulded Multi stud), IC(In door))가 있고, 잔디의 상태나 본인의 취향에 따라 맞춰 신습니다.
만약 축구화를 신지 않고 잔디구장에서 축구를 하면 미끄러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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