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인식이 많이 개선됐으나 과거에는 성교육을 쉬쉬하는 분위기였고, 성교육을 받으면 성에 대해 없던 관심도 생긴다고 생각하는 보호자가 많았습니다. 어차피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들이므로 따로 교육이 필요없다고 생각한 것인데, 정말 그럴까요?
아이를 키우면 수많은 질문을 받게 됩니다. 유아기, 아동기를 거치면서 인지 능력이 급속히 발달하게 되어 세상을 탐구하고 이해하려는 강한 본능적 욕구를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질문 중에는 보호자가 답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습니다. 몰라서 답하기 어렵다기보다는 답하기 난감한 질문들인데, 이때 많은 보호자가 답변을 회피하거나 둘러댑니다.
어른들도 궁금한 걸 잘 참지 못하는데, 아이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아마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성교육은 이 과정에서 올바른 길라잡이 역할을 해줍니다. 온갖 유해 정보가 곳곳에 숨어 있는 현실에서 성교육은 해도 좋고 안해도 좋은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가 ‘성(性)’과 관련한 질문을 했다는 것은 성적인 존재로서의 자신의 주체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어른들 눈에는 아직 어리게만 보일지라도 그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직접적인 성기 명칭을 들어서 묘사해야 할지, 성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등 그 표현 방식이나 수위에 대해서는 고민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보호자도 “부끄럽다”, “민망하다” 등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한 뒤 이야기해주면 됩니다.
많은 보호자가 아이와 성에 대한 대화를 나누면 성적인 관심이 더 많아질까 봐 우려합니다. 그러나 보호자와의 성적인 대화가 아이의 성적 관심을 증가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보호자의 울타리 안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은 아이의 자아 형성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보호자는 자녀에게 가장 좋은 선생님입니다. 유아기에 아이와 성에 대한 대화를 자주 나누면 아이가 가지고 있는 잘못된 정보나 생각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또한 호기심을 해소시킴으로써 잘못된 정보에 노출되는 상황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호기심이나 궁금증은 갑자기 더 생기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단순히 지식을 원하는 게 아니라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싶어하는 것이니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야기해주면 됩니다.
예를 들어서 “나는 어떻게 태어났느냐”는 질문을 하면 “열 달 동안 엄마 뱃속에서 안전하게 잘 자라서 세상밖으로 나올 준비를 한 뒤에 후에 엄마 몸에서 나왔다”고 대답하면 됩니다.
그러면 아이는 어디서 나왔냐고 이어서 물어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엄마 몸에 아기가 나오는 길이 있는데, 몸을 함부로 보여줄 수는 없으니 그림으로 보여줄까?”라고 하여 보호자가 이야기해줄 수 있는 영역으로 끌고가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 명칭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그림 등을 통해 이해할 수 있게 해주면 됩니다.
그런데 호기심이 정말 많은 아이는 보여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보여줘서는 안 되고, 시청각 자료로 대체해주어 시점을 돌려주어야 합니다. 즉, 핵심은 아이의 질문에 둘러대지 않고,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 맞추어 답변하는 것입니다.
대부분 보호자가 육아는 처음일 수 있으니 이러한 대응들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만약 실수가 있었다면 다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면 됩니다.
성은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것입니다. 인간은 존재의 이유를 알고 싶어하고, 아이들도 내가 어떻게 태어났고,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합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보호자로부터 들으면 아이는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질문은 아이가 성장하는 동안 끝없이 이어질 것이고, 항상 보호자가 올바른 답변을 할 수 없기에 올바른 성교육이 필요합니다.
올바른 성교육은 단순 정보 전달을 넘어 아이들이 자신의 몸과 존재에 대해 건강하고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성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과 타인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배우며 더 건강한 성적 존재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감수 : 대표 성교육 기관 <푸른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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