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곳에서 우산을 들고 뛰어내리면 낙하산처럼 될까?

한 번쯤 주제와 같은 상상을 해본 적이 있지 않으신가요? 실제 르네상스 시대에 만들어진 최초의 낙하산을 보면 우산 또는 파라솔의 모습과 비슷한데, 이런 재밌는 상상이 지금의 낙하산을 만들었을 겁니다. 일단 주제의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 낙하산의 작동 원리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낙하산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최소 200ft(약 61m) 정도의 고도에서 떨어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높이에서 우산을 들고 뛰어 내리면 낙하산의 기능을 할 수 있을까요?

이와 관련해 실제 우산을 들고 뛰어내리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아래의 영상입니다. 결과만 보면 그다지 높지 않은 높이에서 뛰어내렸음에도 우산이 공기의 저항으로 인해 뒤집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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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53초부터 시청해주세요)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우산은 방수천을 윗살로 고정하는 방식이고, 윗살은 보통 얇은 스틸로 만듭니다. 따라서 공기의 저항이 거세지면 우산은 쉽게 뒤집히므로 낙하산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산의 윗살이 아주 튼튼해서 뒤집어지지 않는다면 가능할까요?

결론부터 말해보면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우산의 면적이 너무 작기 때문인데, 사람이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면 중력으로 인해 아래쪽으로 떨어지는 힘과 위쪽으로 공기 저항력 등의 두 가지 힘이 작용합니다.

Falling with an umbrella 2

그리고 일정 속도에 다다르면 속도가 일정해지는데, 이를 종단속도(Terminal velocity)라고 합니다. 사람이 자유낙하 할 때 종단속도는 자세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약 180~200km/h 정도입니다.

Falling with an umbrella 3

낙하산은 이러한 종단속도를 20~30km/h까지 줄이기 위해 면적을 23~30m2 정도로 만듭니다. 근데 우산의 면적은 고작 1m정도밖에 되지 않으므로 종단속도를 거의 줄이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우산이 아니라 크고 튼튼한 파라솔을 이용하면 가능할까요? 실제 파라솔을 들고, 뛰어내리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있습니다.

결과만 보면 초반에는 충분히 속도를 줄여줬습니다. 이후 안정된 모습으로 낙하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나 결국 파라솔 천이 버티질 못하고, 뜯겨져 날아가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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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초부터 시청해주세요)

그리고 영상에서는 파라솔에 줄을 연결해 몸을 매달았으나 만약 이런 장치 없이 낙하했다면 손으로 자신의 체중의 몇 배나 견뎌야 하므로 파라솔 천이 뜯기기 전에 이미 파라솔을 손에서 놓쳐버렸을 겁니다.

그렇다면 아주 강력한 바람에도 뒤집히지 않으면서 손에서도 떨어지지 않고, 파라솔 정도 되는 크기의 우산을 들고 뛰어내린다면 가능할까요?

낙하산 종류와 조정 방법, 풍향, 풍속 등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일반적으로 낙하산을 메고 낙하하면 약 15.5km/h의 속도로 착지하므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습니다. 근데 낙하산이 아닌 우산이었다면 더 빠른 속도로 추락할 것이므로 위험합니다.

Falling with an umbrella 4

조금 더 구체적으로 비교해보려면 종단속도를 구해봐야 하는데, 몸무게가 70kg인 사람이 2m면적의 우산을 들고 뛰어내린다고 하면 종단속도는 약 60.1km/h 정도가 나옵니다. 이 속도는 계단 한 층을 3m로 계산했을 때 6층에서 맨몸으로 뛰어 내리는 상황과 같습니다.

Falling with an umbrella 5

물론 이 결과는 사람의 무게와 우산의 면적, 항력계수, 공기 밀도 등 변수를 정확하게 고려한 것은 아니므로 추정치일 뿐입니다. 어쨌든 확실한 것은 맨몸으로 뛰어 내리는 것보다 우산을 들고 뛰어내리면 비교적 충격을 덜 받습니다. 하지만 이또한 매우 강한 충격이므로 생존은 어렵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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