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은 유전일까, 환경이 만드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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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보면 비슷하게 공부하는 것 같은데도 성적이 잘 나오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물론 학습량이나 학원, 과외 등 여러 변수가 차이를 만들어낸 걸 수도 있겠지만, 지능이 높으면 같은 시간을 투자했을 때 결과물에서 분명한 차이를 드러냅니다. 즉, 타고난 지능의 차이나 지적 잠재력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지능은 온전히 유전의 영향인 걸까요? 아니면 환경에 따라 변하는 걸까요? 이 궁금증을 신경유전학자(neurogeneticist)인 케빈 J. 미첼의 저서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를 통해 해결해 보고자 합니다.

많은 연구자가 지능에 유전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쌍둥이의 IQ 유사성 을 비교하는 방법을 활용합니다. 이때 유전자가 100% 같은 일란성 쌍둥이는 놀라울 정도로 IQ 점수에 높은 상관관계(r)를 보이는데, 서로 다른 가정에서 자란 경우에도 높은 유사성(r=0.78)을 보입니다.

– 일란성 쌍둥이

흥미로운 점은 입양된 형제자매나 생물학적 형제자매에서도 꽤 높은 유사성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는 아동기 때에만 해당하고, 성장하면서 공유된 환경의 영향이 줄어들면 유사성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반면 생물학적 형제자매와 쌍둥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상당한 유사성을 유지했고, 특히 일란성 쌍둥이에게서는 유전적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즉, 지능은 매우 강력한 유전적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환경의 영향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세기 동안 여러 나라에서 평균 IQ 점수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신가요?

이를 ‘플린 효과(Flynn effect)’라고 부르는데, 데이터가 존재하는 거의 모든 국가에서 일관되게 발견되는 효과로 짧은 기간의 지능 향상을 유전적 변화로는 설명할 수 없기에 교육·영양·보건 환경의 전반적 개선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영양 상태의 향상이나 산모와 영유아 건강 관리의 개선, 의무교육 기간 연장과 전반적인 교육 수준 향상, 미디어 및 정보 환경의 발달 등이 두뇌 발달과 문제 해결 능력 향상에 이바지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아일랜드 국민의 1970년대 평균 IQ는 약 85로 당시 영국 평균인 100과 비교해 크게 낮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농업 중심 사회에서 벗어나 도시화와 산업화가 이루어졌고, 경제 성장을 통해 영양·교육·보건이 개선되면서 1990년대 중반에는 IQ가 약 95로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영국과 비슷한 수준인 100 정도로 안정됐는데, 이는 플린 효과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자 환경이 지능 발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참고로 IQ 검사는 아이의 발달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지, 고정된 능력치가 아닙니다. 인간은 성장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개념 간 연관성을 만들어 더 복잡한 사고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IQ 검사는 연령대별로 보정되어 상대적 위치를 보여주므로 환경과 교육에 따라 점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적 잠재력의 차이는 선천적일 수 있지만, 실제 지능은 좋은 환경과 교육을 거치면 높아질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 따른 지능 향상이 모든 사람을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지능이 높은 사람은 초기 교육에서 더 쉽게 배우며 지식을 생산적으로 활용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이익을 얻어 격차를 벌릴 수 있고, 이 과정은 선순환 구조로 격차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동기부터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그 순위를 유지하는 경향이 큽니다. 관련해서 시간에 따른 변화를 같은 사람에게서 추적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1세에 측정한 IQ 점수를 활용해 87세가 되었을 때 같은 집단 내에서의 상대적 순위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암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능은 인간이 가진 여러 재능 중 하나일 뿐입니다. 개인 간의 격차는 존재하지만 환경이 개선되면서 세대 전체의 평균 지적 성취 수준은 과거보다 높아지고 있고, 더 많은 사람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 가며 사고할 수 있게 됐습니다.

결국 지능은 유전과 환경이 함께 작용해 만들어집니다. 환경이 모든 격차를 없애주진 않지만, 자기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기회를 주고 있고,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는지는 주어진 환경과 본인의 노력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는 뇌가 우리를 어떻게 만들고, 타고난 본성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신경과학·유전학·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해 풀어낸 과학 교양서입니다.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한 분들은 한 번 읽어보길 바랍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교보문고]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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