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분자식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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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시간에 화학식에 대해서 배운 적이 있을 텐데, 화학식은 어떤 물질이 어떤 원소로 이루어져 있을 때 그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를 기호로 나타낸 겁니다. 그중 분자식(Molecular formula)은 한 분자 안에 들어 있는 원자의 종류와 개수를 명확히 나타낸 것이고, 분자식 외에도 물질의 특성을 표현하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여기서 주제의 궁금증이 생깁니다. 그렇다면 사람을 분자식으로 표현할 수도 있을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사람은 수많은 종류의 분자들이 조합된 복합체라서 단일한 구조나 일정한 조성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합니다.

다만, 사람을 구성하는 조직의 주요 성분들을 분자 단위로 나누고, 그 안에 들어있는 원자수를 모두 더해보면 인간을 분자식 형태로 근사한 식을 구할 수는 있습니다. 이번 영상에서는 그 값을 구함으로써 궁금증을 해결해 보려고 합니다.

80kg의 남성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이 사람을 구성하는 조직들을 물질이 비슷한 것들로 분류해 보면 크게 혈액, 지방세포, 뼈, 근육·장기 등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각 조직이 몸을 구성하는 비율과 질량을 따져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각 조직은 수분,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무기질 등의 성분이 각기 다른 비율로 조합되어 만들어진 것인데, 이러한 성분들이 각 조직에서 어떤 비율과 질량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도 따져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렇게 계산한 값을 토대로 각 성분의 대표 분자를 선정해 사람의 분자식을 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표 분자 선정은 생리학적으로 각각의 분자가 체내에서 가장 많은 형태로 존재하고, 기능적으로 주요한 구조·저장·수송 역할을 실제 담당하는 기준으로 고려했습니다.

이에 따라 수분은 물(H₂O), 탄수화물은 포도당(C₆H₁₂O₆), 단백질은 평균 아미노산(C₅H₁₀N₁O₂.₅S₀.₀₄₃), 지방은 트라이글리세라이드(C₅₇H₁₀₄O₆), 뼈의 무기질은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Ca₁₀(PO₄)₆(OH)₂)가 대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 생체 내 구성 성분은 대부분 고분자 혹은 중합체 형태로 존재합니다. 다만, 분자식으로 계산하고자 할 때 고분자 전체의 화학식을 그대로 쓰는 건 어려움이 있어서 단위체(Monomer) 혹은 반복 구조의 평균값으로 근사해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예를 들어 단백질마다 분자식이 다르지만, 단백질 전체 원소 비율을 평균적으로 나타낸 ‘평균 아미노산’의 분자식(C₅H₁₀N₁O₂.₅S₀.₀₄₃)을 대표 물질로 선정했고, 마찬가지로 탄수화물의 실제 저장 형태는 글리코겐(포도당이 중합된 다당류)이지만, 분자식 단위로는 포도당이 기준이 되므로 ‘포도당(C₆H₁₂O₆)’이 반복된다고 근사하여 선정했습니다.

또 인체 내 수분은 실제로 거의 대부분이 물(H₂O)의 형태로 존재하고, 지방은 체내 지방의 90% 이상이 트라이글리세라이드(C₅₇H₁₀₄O₆)로 저장되어 있으므로 지방 대표 분자로서 선정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뼈를 구성하는 무기질의 대부분이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Ca₁₀(PO₄)₆(OH)₂)로 존재하므로 대표 무기질로 선정했습니다.

다음으로 이렇게 선정된 각각의 대표 분자가 가지는 원자수는 어떻게 분포하는지 나누어 보면 아래와 같은데, 여기에 우리 몸을 구성하는 분자수만큼을 곱해주면 인간을 구성하는 대략적인 전체 원자수가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미량으로 존재하는 나트륨(Na)이나 칼륨(K) 등의 기타 원소도 동일한 방식으로 계산했을 때 전체적으로 합산한 원소별 총량은 아래와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힐 시스템(Hill system)을 이용해서 원자의 구성 비율을 정렬해 분자식을 정리해보면 인간을 구성하는 분자식이 나오는데, 아래(C₁₅₄₇ H₇₆₆₇ Ca₈₄ N₁₀₆ O₂₉₇₃ P₅₀ S₅)와 같습니다.

참고로 이렇게 계산한 값을 대략적으로 알려진 인간의 원소 조성 비율(*위키피디아 자료)과 비교해 보면 약간 다릅니다. 아무래도 계산의 편의를 위해 반올림한 것과 대표 분자의 차이, 미량 원소의 무시 등이 원인일 겁니다.

어쨌든 정리해 보면 80kg 인간은 약 45kg의(80kg의 약 56%인) 생리식염수에 단백질, 지질, 기타 무기질과 핵산 등을 적절히 혼합한 혼합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소의 종류와 개수만 놓고 보면 우리와 차은우, 장원영님의 분자식은 동일할 겁니다. 하지만 그 원소들이 어떤 구조로 연결되어 있고,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작용하는지에 따라 우리 몸은 완전히 다르게 동작합니다.

즉, 사람은 단순히 원소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고, 유전자 정보, 아미노산 서열, 세포의 구조와 복잡한 상호작용 네트워크까지 모두 맞아떨어져야 비로소 ‘생명’이라는 시스템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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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분자식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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