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을 사용하다 보면 어떤 과정을 계속 진행할 것인지 아니면 멈출 것인지 사용자에게 확인차 물어보는 알림창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다이얼로그 창이라고 하는데, 아래와 같은 알림창들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사용자가 실수로 해당 작업을 진행하는 것일 수도 있으므로 다시 한 번 확인 받는 작업이고, 사용자는 확인과 취소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작업 진행 여부를 결정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 확인과 취소 버튼의 순서가 뒤죽박죽이라는 느낌을 받지 않으셨나요?
어떤 곳에서는 확인-취소의 순서로 되어 있고, 어떤 곳에서는 취소-확인의 순서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종종 사용자가 혼동하곤 하는데, 통상적으로 확인 버튼이 왼쪽에 있는 경우가 많아서 왼쪽에 확인 버튼이 있겠거니 무심코 눌러버리곤 합니다.
이때 취소 버튼이 왼쪽에 있으면 취소 버튼을 누른 것이므로 작업을 반복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운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제의 의문이 생깁니다. 왜 확인-취소의 순서는 불규칙적으로 되어 있는 걸까요?
많은 사람이 확인 버튼이 왼쪽에 있는 다이얼로그 창을 익숙해 합니다. 왜냐하면, 윈도즈의 사용이 익숙하기 때문인데, 지금은 다이얼로그 창을 여러 운영체제에서 접할 수 있으나 예전에는 대부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즈를 사용했으므로 이들이 배치한 확인-취소의 순서가 익숙한 겁니다.
이들이 확인-취소의 순서로 배치한 이유에 관해서는 사람이 글을 읽고, 말하는 습관과 관련이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말을 할 때는 긍정 다음에 부정을 말하는데, 예를 들면 “너 할거야? 안 할거야?” 등입니다. 만약 이 순서를 바꿔서 “너 안 할거야? 할거야?”라고 말하면 표현이 어색합니다. 즉,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확인 버튼이 먼저 나와야 자연스러우므로 확인 버튼을 왼쪽에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다이얼로그 창은 사용자에게 확인차 물어보는 절차이므로 대부분 확인을 누르기 위해 존재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글을 읽는 편이므로 확인 버튼이 왼쪽에 있으면 굳이 취소 버튼까지 읽지 않아도 확인 버튼을 먼저 보고 누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확인-취소 순서를 선호했습니다.
그런데 애플에서는 취소 버튼이 왼쪽에 있고, 확인 버튼이 오른쪽에 있는 순서를 선호합니다. 그리고 구글도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가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S) 버전으로 넘어가면서 확인-취소의 순서에서 취소-확인으로 순서를 변경했고, 윈도즈의 사용에 익숙한 사람들이 헷갈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취소-확인의 순서를 선호하는 걸까요?
사람들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고, 확인 버튼을 많이 누르므로 시선이 확인 버튼에서 끝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확인 버튼이 왼쪽에 있어도 무의식적으로 취소 버튼을 쳐다본 다음에 다시 확인 버튼을 쳐다봤을 겁니다. 그러니까 확인-취소 순서로 되어 있으면 시선이 확인→취소→확인으로 향하므로 비효율적이라는 겁니다.
또한, 오른쪽은 영어 단어 중에 Right를 씁니다. Right는 옳다의 뜻도 있는데, 확인의 의미와 일맥상통합니다. 따라서 긍정이면 오른쪽을 선택하고, 부정이면 왼쪽을 선택하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래의 사진과 같은 화면을 많이 봤을 겁니다. ‘이전’과 ‘다음’의 뜻이 있는데, 취소-확인도 그 맥락을 이해해보면 이전과 다음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취소 버튼을 누르면 이전 작업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이 있고, 확인 버튼을 누르면 다음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뜻이 있습니다. 그래서 취소-확인의 순서가 맞다는 입장입니다.
결과적으로 이용자만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요즘은 운영체제를 떠나서 애플리케이션마다 버튼 순서가 제각각이라 더 헷갈리는 것 같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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