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자판 배열은 어떻게 정해진 걸까?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키보드 자판을 마주합니다.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키보드 자판을 사용할 테니 말입니다. 보통 영문 자판은 QWERTY(쿼티) 자판을 사용하고, 한글 자판은 두벌식 자판을 사용합니다.

근데 영문 자판이든, 한글 자판이든 어떠한 규칙성이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규칙이라고 하면 영문 자판은 A, B, C 등의 순서이고, 한글 자판은 ㄱ, ㄴ, ㄷ 등의 순서입니다. 하지만 키보드 자판을 보면 무작위적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키보드 자판, QWERTY라는 이름의 뜻

먼저 영문 자판부터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문 자판을 쿼티 자판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키보드 자판의 왼쪽 위에 있는 알파벳 6개가 Q·W·E·R·T·Y 순서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쿼티 자판은 타자기를 쓰던 때에도 있었던 자판으로 1868년 크리스토퍼 숄스(Christopher Sholes)가 발명했습니다. 이후 숄스는 1873년 레밍턴(Remington)에게 특허를 팔았고, 레밍턴은 이후 타자기를 만들 때 쿼티 자판을 도입했습니다.

타자기에서 시작된 쿼티 배열의 가설

숄스가 쿼티 자판의 배열을 위와 같이 정한 이유에 관해서는 여러 주장이 있는데, 당시 타자기는 글자판을 누르면 그 힘으로 글쇠가 리본을 때리고 종이에 글자를 찍어 준 다음에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원리로 작동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타자기를 빠르게 누르면 글쇠가 돌아오기 전에 다른 글쇠와 엉키게 되어서 문제가 발생했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사람들이 자주 쓰는 알파벳을 멀리 배치하는 식으로 해서 탄생한 것이 쿼티 자판이라는 주장입니다.

실제 알파벳은 E, T, O, A, N 순으로 많이 쓰이는데, 이들의 자판 배치를 보면 멀찍이 있습니다. 하지만 ER이나 RE처럼 연속해서 자주 쓰이는 알파벳이 서로 붙어 있는 것을 근거로 해당 주장이 잘못됐다는 의견이 있고, 하나쯤은 붙어 있어도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쨌든 쿼티 자판의 배열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정답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쿼티 자판의 배열과 관련해서 재미있는 주장도 있는데, 당시 래밍턴이 출시한 타자기의 상표명은 ‘Type Writer’라고 합니다.

이는 자판의 맨 윗줄 9개 철자(q·w·e·r·t·y·u·i·o·p)를 이용해서 작성할 수 있는데, 일부러 이렇게 배열해서 마케팅에 활용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물론 우연이겠으나 분명한 것은 쿼티 자판은 인체 공학적인 측면에서 설계한 자판은 아니라는 겁니다.

드보락 자판을 더 많이 쓰지 않는 이유

그래서 드보락 자판이 더 효율적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오거스트 드보락(August Dvorak) 박사가 제안한 자판 배열로 영어 사용 실정에 맞게 글쇠가 배열되어 있어서 훨씬 능률적입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쿼티 자판에 익숙해진 탓에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한글 키보드 자판, 두벌식의 배열 원리

다음으로 한글 자판을 알아보겠습니다. 한글 자판에는 두벌식 자판과 세벌식 자판 등이 있는데, 대부분 두벌식 자판을 사용합니다.

두벌식 자판은 1983년에 국가표준으로 지정돼 대중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자판으로 원래는 세벌식 자판을 사용했습니다.

세벌식 자판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후속 영상으로 다루도록 하고,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두벌식 자판에 집중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두벌식 자판의 구성을 보면 왼쪽은 자음, 오른쪽은 모음으로 되어 있습니다. 두벌식 자판도 ㄱ, ㄴ, ㄷ의 순서가 아닌데, 자세히 보면 쌍자음이 있는 ㅂ, ㅈ, ㄷ, ㄱ, ㅅ은 왼쪽 위에 배열됐고, 쓰임이 많은 자음인 ㅁ, ㄴ, ㅇ ㄹ, ㅎ은 중간에 배열됐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쓰임이 적은 ㅋ, ㅌ, ㅊ, ㅍ은 왼쪽 아래에 배열됐습니다.

자음의 사용 빈도 순위를 보면 위와 같고, 손가락 중에서도 쓰임이 많은 검지와 중지를 중심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또한, 모음의 사용 빈도 순위를 보면 위와 같은데, 마찬가지로 손가락 중에서 쓰임이 많은 검지와 중지를 중심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두벌식과 세벌식의 편의성과 효율성

인체공학적으로 배열되어 있어서 배우기는 쉬우나 왼손의 사용이 너무 많은 편이고, 종성우선 현상(ex: 제발→젭라, 빨리→빠릴, 뭐임→뭥미)이 발생해 오타가 잦습니다.

이와 비교하면 세벌식 자판은 한글 창제 원리를 살려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훌륭한 자판으로 글쇠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고, 종성 우선 현상이 발생하지 않아 오타가 적습니다.

속기사는 세벌식 자판을 사용하는데, 대부분 일반인이 두벌식 자판을 사용하는 이유는 쿼티 자판과 드보락 자판의 관계처럼 편의성과 효율성 중에서 편의성이 택해졌기 때문입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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