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사형제도가 있는데, 왜 집행을 안 할까?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30일, 사형수 23명에 대한 형을 집행한 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형제가 폐지됐다고 아는 국민도 많은데, 우리나라는 1996년과 2010년 헌법재판소에서 사형제도 위헌제청을 두 차례나 합헌 결정한 법률상 사형제도가 존재하는 국가입니다.

폐지하지 않고, 법률상 남겨둔 이유에 관해서 헌법재판소에서는 “한 나라의 문화가 고도로 발전하고 인지가 발달하여 평화롭고 안정된 사회가 실현되는 등 시대 상황이 바뀌어 생명을 빼앗는 사형이 가진 위하(위협)에 의한 범죄예방의 필요성이 거의 없게 된다거나 국민의 법 감정이 그렇다고 인식하는 시기에 이르게 되면 사형은 곧바로 폐지되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에는 사형제도가 존재하고, 실제 극악무도한 범죄자에게는 아주 드물게 사형을 선고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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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형을 집행하지는 않습니다. 많은 국민이 극악무도한 범죄자에 대한 사형 집행을 하지 않는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어하는데, 어쨌든 우리나라는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의 분류기준에 따라 ‘실질적 사형폐지국가’입니다. (*1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국가를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

2018년 말 기준으로 국제엠네스티 집계를 보면 법적 또는 실질적 사형폐지국가는 142개국으로 많은 국가에서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계속해서 사형폐지 특별법안을 발의하고 있는데, 법사위에 계류 또는 회기만료로 자동폐기되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걸까요? 인간이 인간을 죽인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 때문일까요? 

그렇다고 하기에는 많은 국민이 흉악범에 대한 사형 집행을 원합니다. ‘2015년 국민 법의식 조사‘에 따르면 사형제 폐지에 대한 찬성은 34.2%, 반대는 65.2%였습니다. 과반수가 사형제 폐지를 반대하고, 흉악범에 대한 사형 집행을 원합니다. 그런데도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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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인간의 생명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잘못된 판결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는 17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은 ‘전북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이 예시가 될 수 있는데, 재판부도 사람이므로 잘못된 판결을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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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사형제도가 범죄율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습니다.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사형이 무기징역보다 살인 범죄 억지(억눌러 못하게 함) 효과가 크다는 과학적 증거를 제시할 수 없었고, 앞으로도 그와 같은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물론 이와 반대되는 사례도 있으므로 다소 논쟁이 있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법을 이용해서 간접적으로 살인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인데, 권력자가 나쁜 마음으로 사형제도를 악용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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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통상문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07년 유럽평의회(The Council of Europe)에 범죄인 인도와 형사사법공조 협약에 가입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가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적이 있습니다. 이에 우리정부에서는 유럽연합(EU)에서 인도받은 범죄인의 경우에는 사형 선고만 하고, 집행은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했습니다. 만약 이 약속을 깨고 사형을 집행한다면 통상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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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다양한 이해관계 때문에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국가에서도 마찬가지 이유로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범죄자의 인권을 생각해준다는 것은 그만큼 인권국가라는 것의 방증이기도 해서 국가적인 이미지 차원에서도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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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사형제도가 있는데, 왜 집행을 안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