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가보면 정말 다양한 종류의 봉지라면을 판매하고 있고, 신제품도 계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봉지라면의 내부 구성에는 크게 변화가 없는 편인데, 이중 면 모양에 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먹는 입장에서 라면의 면 모양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을 겁니다. 그래도 잘 생각해보면 라면의 면 모양은 원형 또는 사각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왜 면 모양이 다른 것이고,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요?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은 1963년 삼양식품에서 출시한 ‘삼양라면’입니다. 오리지널 삼양라면의 면 모양은 사각형이었는데,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2013년부터 면 모양을 원형으로 리뉴얼했습니다.
어쨌든 1963년 삼양라면이 출시된 이후 면 모양은 약 20년 동안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라면의 면 모양이 사각형이면 다소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냄비의 입구는 원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냄비가 조그마할 경우 면의 꼭지점이 냄비에 걸릴 수 있는데,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면을 반으로 쪼개서 넣거나 비스듬히 반만 잠기게 넣어야 했습니다.
이렇게 조리하면 라면의 긴 면발을 맛 볼 수가 없었기에 소비자들은 불편을 호소했고,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라면의 면 모양이 원형으로 된 제품인 ‘너구리 라면’을 1982년 농심에서 최초로 출시합니다.
당시 소비자 반응은 매우 폭발적이었으나 다른 라면에 바로 적용하지는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갖춰진 생산 공정 라인의 납형을 사각형에서 원형으로 바꾸는 데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농심의 경우 2000년대부터 천천히 다른 라면에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농심의 일부 라면 제품은 아직도 면 모양이 사각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면 모양을 사각형에서 원형으로 바꿈으로써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해준 것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회사 입장에서도 긍정적이었습니다.
면 모양을 원형으로 바꾸고 나서 생산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인데, 면 모양이 각진 사각형이면 포장 또는 운송 중에 면이 쉽게 파손되기 쉽습니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파손된 면을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는 없으므로 2차 검열을 통해 분리한 후 처리했고, 이는 기업 입장에서 손해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라면의 면 모양을 원형으로 바꾼 뒤에는 파손되는 양이 크게 줄어들면서 손해를 줄일 수 있었고, 검열 속도도 빨라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소비자 입장에서 라면을 끓일 때 그대로 냄비에 퐁당 넣을 수 있어서 긴 라면의 면발을 맛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렇다고 라면의 면 모양이 무조건 원형이어야 좋다는 말은 아닙니다. 면 모양이 사각형이면 형태적으로 안정감이 있고, 빈 공간이 없어서 양이 많아 보여 사각형의 면 모양을 좋아하는 소비자도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취향의 차이겠으나 결과적으로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라면의 면 모양은 원형 또는 사각형입니다. 기업에 따라서 면 모양을 사각형에서 원형으로 바꾸려고 하는 곳도 있고, 기존의 면 모양을 유지하며 브랜드 특색을 유지하는 곳도 있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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