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즈가 달라도 왜 제품의 판매 가격은 같을까?

옷이나 신발 등을 구매할 때 자신의 사이즈에 맞는 제품을 구매해야 합니다. 이때 같은 디자인의 제품 가격을 보면 웬만하면 사이즈 상관없이 같은 가격에 판매합니다. 근데 잘 생각해보면 뭔가 의아합니다. 같은 디자인의 제품이라고 해도 큰 사이즈는 재료가 더 많이 들어갈 것이고, 작은 사이즈는 재료가 덜 들어갈 텐데, 왜 같은 가격에 판매하는 걸까요?

물론 사이즈 상관없이 같은 가격에 판매한다고 작은 사이즈 제품을 이용하는 분들이 억울해한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 내용이나 질문이 꽤 오는 주제라서 한 번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옷 중에서 긴 팔 티셔츠 제작 과정을 통해 알아보려고 하는데, 옷의 제작 과정을 알면 주제의 의문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cloth

옷을 만들기 위해서 먼저 할 일은 어떤 옷을 만들고 싶은지 디자인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디자인한 옷을 실제 옷으로 만들기 위해서 옷의 패턴을 제작해야 하는데, 여기서 패턴이란 옷의 제작도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cloth 1

긴 팔 티셔츠를 만드는 데 필요한 패턴은 상의 앞판과 뒷판, 왼쪽 소매와 오른쪽 소매, 소매단과 옷깃 등입니다. 패턴을 제작했으면 원단 위에 패턴지를 대고 초크로 따라 그려준 다음에 재단해줍니다. 이렇게 나온 부속품을 재봉해주면 긴 팔 티셔츠를 만들 수 있습니다.

cloth 2

티셔츠 한 장은 이렇게 만들면 되겠으나 여러 장을 제작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과정이 조금 달라집니다. 일단 옷을 어떤 사이즈로 몇 장을 제작할 것인지 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네 가지 사이즈를 사이즈별로 100장, 200장, 200장, 100장을 만든다고 해보겠습니다.

cloth 3

먼저 할 일은 원단 소요량을 책정하는 일입니다. 그러니까 사이즈 비율(1:2:2:1)에 맞게 필요한 패턴지들을 원단 위에 배치했을 때 몇 장의 원단을 재단해야 필요한 장수의 옷을 만들 부속품이 나오는지 계산하는 일입니다.

이 과정이 정말 중요한데, 최대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원단을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계산이 끝났으면 계산한 대로 원단을 깔아줍니다. 참고로 원단을 깔 때는 작업자가 한 장씩 깔아주기도 하고, 원단을 자동으로 깔아주는 연단기라는 기계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cloth 4

필요한 만큼 원단을 깔았으면 원단 위에 패턴지를 놓고 초크를 이용해 패턴지를 따라 그려준 다음에 재단해줍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사이즈별로 100장, 200장, 200장, 100장의 옷을 만들 수 있는 부속품이 나올 겁니다.

여기서 주제의 의문을 해결할 수 있는데, 수천 장 또는 수만 장의 옷을 만든다면 사이즈는 원단 소요량에 크게 영향을 주는 요인이 아니게 됩니다. 즉, 옷 사이즈가 크면 원단이나 봉사(실) 등이 더 많이 사용되는 것은 맞으나 가격을 달리 받을 요인은 아니라는 겁니다.

cloth 5

물론 사이즈가 너무 크거나 빅사이즈의 주문량이 다른 사이즈보다 상대적으로 많아서 원단 소요량이 많아졌다면 비용에 산정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요인보다 옷 가격의 대부분은 인건비와 부자재, 유통하는 과정에서 중간업자들이 받는 수수료 등의 영향이 더 큽니다.

그래서 SPA 브랜드(Specialty store retailer Private label Apparel brand)라고 생산·제조·유통·판매를 한 회사가 전부 하는 브랜드들도 존재하는데, 중간에서 빠져나가는 비용을 최소화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 경쟁력을 내세울 수 있습니다.

cloth 6

이러한 과정은 의류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모든 제품이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제품의 사이즈는 이러나저러나 제품 판매 가격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 아닙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Copyright. 사물궁이 잡학지식. All rights reserved

사이즈가 달라도 왜 제품의 판매 가격은 같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