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둥지는 주로 봄철에 새가 알을 낳고, 새끼가 부화하면 키우는 곳으로 새마다 사는 곳에 알맞은 둥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짓습니다. 보통 둥지는 새끼가 자라서 떠날 때 역할을 다 하고 버려지는데, 떠나기 전까지는 새끼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장소라고 할 수 있기에 아무렇게나 짓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새 둥지는 개방형이고, 둥지에서 태어나는 새끼는 무방비 상태이므로 천적으로부터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지어야 합니다. 또한, 새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바람이 불어도, 무거워도 절대 무너지면 안 됩니다.
이처럼 둥지가 갖춰야 할 조건은 까다롭지만, 새가 둥지를 지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재료는 지푸라기, 진흙, 깃털, 동물의 털, 나뭇가지, 낙엽, 식물의 줄기나 뿌리, 타액 등으로 매우 한정적입니다.
그래서인지 외부에서 보이는 새 둥지는 대충 만든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도 둥지를 살펴보면 새들은 재료의 특징을 살려서 앞서 언급한 조건을 최대한 갖춘 둥지를 지어놓습니다.
둥지의 재료로 사용하는 깃털이나 동물의 털, 식물의 뿌리 등은 온도과 습도를 적절히 유지해줍니다. 또한, 통풍과 배수 기능도 갖추었고, 유선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바람의 영향도 최소화해줍니다.
까치 같은 경우는 굵은 나뭇가지 사이에 가는 나뭇가지를 끼워 빈틈 없이 둥지를 짓는데, 쐐기 효과로 인해 나뭇가지를 억지로 빼려고 해도 잘 빠지지 않을 정도로 결집력이 뛰어난 둥지를 짓습니다.
그런데 비가 올 때 이러한 둥지가 어떻게 되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일반적으로 둥지에는 지붕이 없으므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막을 수는 없을 겁니다. 물론 둥지를 어디에 짓느냐에 따라 지붕의 역할을 해주는 지형지물이 존재해 비를 막아줄 수는 있겠으나 빗물을 완벽히 막을 수는 없을 겁니다.
다행히 둥지에 배수 기능이 있다고 했으니 비가 오는 대로 고이지는 않을 텐데, 비가 계속 온다고 하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군다나 새끼가 사는 곳이기에 비에 젖는 것만으로도 위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비가 오면 새는 몸을 숨깁니다. 새의 깃털에는 방수 기능이 있긴 해도 비가 오는 날씨는 저기압에 주변 습도가 높아서 비행 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므로 굳이 비행을 하지는 않습니다. 비가 그치지 않고 계속 온다면 어쩔 수 없이 먹이를 구하기 위해 나오긴 합니다.
그런데 새끼 새에는 아직 방수 기능이 없고, 몸을 숨길 능력도 없어서 문제입니다. 그래서 비가 올 때면 부모 새가 둥지 위에 자리를 잡고 지붕 역할을 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존에 위협이 될 정도로 비가 너무 많이 오면 어쩔 수 없이 새끼를 포기합니다. 매정해보일지 모르나 새끼는 꼭 비 때문이 아니더라도 기아나 탈수, 질병, 천적의 공격, 부모 새에 눌려서, 과열, 추락 등 다양한 원인으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안타깝지만 이 또한 자연의 섭리일 뿐입니다.
그리고 비가 정말 많이 내리는 지역에 사는 새라면 나무 구멍이나 바위 절벽, 인공구조물 등 애초에 비를 맞지 않게끔 둥지를 짓습니다. 따라서 잠깐 오는 비라면 부모 새가 지붕의 역할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추가로 새의 깃털에 방수 기능이 있다고 했는데, 새에는 미지선(Uropygial gland)이라고 젖꼭지처럼 생긴 구멍이 있습니다. 이 구멍에서 나오는 기름을 머리나 부리에 문지른 다음에 몸통과 날개의 깃털 곳곳에 문질러서 기름을 묻혀주어야 깃털이 방수 기능을 합니다.
또한, 비가 올 때 새를 보면 털이 약간 부풀어 오른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깃털을 펴서 방수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입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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