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치테이프가 무엇인지 다들 알고 있을 겁니다. 정확한 명칭은 ‘접착용 셀로판테이프’인데, 3M의 자사 테이프 브랜드 ‘스카치(Scotch)’에서 이름을 따와 일반 명사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테이프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주제에서 말하는 스카치테이프는 투명한 셀로판의 한쪽 면에 점착제가 칠해져 있는 테이프를 말합니다. 이 스카치테이프의 낱장을 떼어내서 보면 투명한데, 떼어내기 전에 롤 형태로 말려 있는 스카치테이프를 보면 노랗게 보입니다.
참고로 황색의 스카치테이프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테이프와 비교했을 때 롤 형태로 말린 투명 스카치테이프는 완전히 노랗게 보이는 것은 아니나 분명 노랗게 보입니다. 여기서 주제의 의문이 생깁니다.
낱장의 스카치테이프는 투명해 보이는데, 왜 여러 겹이 겹쳐 있으면 노랗게 보이는 걸까요? 우리 일상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비닐봉지 묶음이나 랩 등을 떠올려보면 여러 겹일 때도 노랗게 보이지 않습니다. 즉, 어떠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을 말해보면 점착제의 고유 색깔 때문입니다. 점착제로 사용되는 아크릴 소재 물질이나 합성고무 등은 노란색을 띱니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한데, 원래 노란색이라면 낱장일 때도 노란색이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는 물체의 두께에 따라 빛이 흡수되는 정도인 흡광도와 관련 있는 비어-람베르트의 법칙(Beer-lambert‘s law)을 알아야 합니다.
물체가 빛을 흡수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흡광도(A)는 위의 식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공식에 따르면 고체로 된 필름의 경우 흡광계수와 농도가 일정하므로 변하는 것은 두께뿐입니다.
그러니까 같은 물질을 두껍게 만들면 빛을 더 많이 흡수한다는 것인데, 낱장의 테이프는 두께가 100μm 이하로 매우 얇습니다. 이것을 돌돌 말아서 롤 형태로 두껍게 만들면 전체 테이프의 두께는 5~10mm 정도가 되므로 낱장의 테이프보다 20~100배나 두꺼워집니다.
두꺼워지면 흡광도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흡수되지 않은 테이프 고유의 색이 잘 보이게 됩니다. 참고로 3M에서는 점착제의 색상을 개선한 투명 테이프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비슷한 이유로 얇은 유리는 투명해 보이나 두껍게 만들면 청록색으로 보입니다.
여기까지 주제의 의문은 해결했고, 보기 힘들지만 오래된 테이프 자국은 왜 아의 사진처럼 노랗게 변하면서 점착력이 떨어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그 이유는 테이프가 빛과 공기 중 산소에 의해 점착제에 포함된 고분자가 열화(degradation)됐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열화는 고분자가 산소, 수분, 자외선 등에 의해 기존 성질이 변하는 현상으로 고무나 플라스틱 등이 오래되면 끈적이거나 쉽게 부스러지는 현상도 고분자의 열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원고 투고 : 캘리포니아 대학교 – 산타바바라 캠퍼스 박사과정생 @맥주아저씨
Copyright. 사물궁이 잡학지식.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