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에 개봉한 영화 ‘독전’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형사들이 마약 조직을 추적하는 내용의 영화로 장면 중에 마약을 코로 흡입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러한 연출은 많은 영화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데, 그때마다 왜 입을 놔두고 코로 흡입하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먼저 마약은 미량만으로도 강력한 진통 작용과 마취 작용을 지니고, 계속 사용하면 습관성과 탐닉성이 생기는 물질을 말합니다. 이 위험한 물질은 필요에 따라 의학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하나 일반인이 오용·남용하면 범죄를 일으키거나 신체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기에 법으로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마약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고, 중추신경계의 작용에 따라 흥분제와 진정제, 환각제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중 코로 흡입하는 마약은 대부분 코카인류인데, 코카인은 양극성이라서 수용성과 지용성에 다 잘 녹습니다. 그래서 코로 흡입하면 비강의 점막을 통해 30~60%가량 흡수되어 혈관을 타고 뇌까지 이동해 작용할 수 있습니다.
주요 작용 기전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등의 재흡수를 막은 뒤 뇌 도파민(DA)의 농도를 높여 보상회로에 아주 강한 자극이 가게 해 쾌락을 느끼게 해주는 일입니다.
이때 코로 흡입하면 효과가 최장 60~90분까지 지속되는데, 다른 방식로 흡입하면 효과의 지속 시간이 짧기에 코로 흡입하는 방식을 많이 따릅니다.
그런데 코로 흡입하는 방식은 매우 위험합니다. 물론 방식의 위험성을 떠나서 마약 자체를 하는 일은 매우 위험한 일이므로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길 바라며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해 코로 흡입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코카인은 혈관 수축 작용이 매우 강해서 오래 흡입하면 혈류의 흐름이 어려워집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 코중격의 연골에 손상이 누적되면서 구멍이 생깁니다. 구멍이 생기면 숨쉬기가 힘들어지고, 코점막이 빠르게 마르며 코의 압력이 변해서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하게 됩니다.
또한, 비알레르기성 비염이 발생하고, 일부 경우에서 비염에 천식, 수면무호흡, 반복적인 중이염, 후각 상실, 만성 부비동염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코카인 가루는 원가를 줄이기 위해 불순물을 섞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카인을 하면 코피가 자주 나는데, 약물의 작용에 따르면 혈관수축제이므로 코피를 줄여줘야 하나 약물에 있는 이물질이나 혼합물로 인해 점막에 손상이 생겨서 코피가 자주 발생합니다.
결과적으로 비강 중격의 뼈에 손상을 주면서 코가 주저앉게 되어 변형을 초래합니다. 그 형태가 옆에서 봤을 때 말안장 모양과도 비슷하다고 해서 말안장 모양 코(saddle nose)라고도 많이 부릅니다.
여담으로 마약 관련한 영화에서 많이 보이는 장면 중에 마약을 손으로 찍어 먹어서 마약의 유무를 판단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마약범들이 그랬다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형사들이 그러는 장면도 있어서 의아했을 겁니다. 은근슬쩍 마약을 해보려고 그러는 걸까요?
코카인은 구강으로 섭취하면 마약 성분이 거의 작용하지 않고, 마취 효과를 보입니다. 그래서 실제 국소 마취제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순도가 높으면 마취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기에 손으로 찍어서 맛을 봐 마취의 정도로 상태를 감정하는 겁니다.
여기까지 코로 마약을 흡입하는 이유와 그렇게 했을 때 어떤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추가로 영화에 나오는 의아한 장면에 대해서까지 알아봤습니다. 이처럼 마약을 하면 신체가 망가지는 것은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질 수 있으니 절대 쳐다도 보지 말길 바랍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원고 투고 : 김의사박사님(의사, 유튜브 ‘김의사박사의 이해하는 의학/과학 이야기’ 채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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