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 새인 비둘기는 비둘기과에 속하는 새의 총칭입니다. 이런 비둘기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청회색으로 되어 있고, 목 색깔만 형광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여기서 주제의 의문이 생깁니다. 비둘기 목은 어떻게 형광을 띠고 있는 거고, 왜 목에만 색이 있는 걸까요?
일반 조류의 깃털 색은 멜라닌(melanin)과 카로티노이드(carotinoid)라는 색소에 의해 결정됩니다. 멜라닌 색소가 다양한 검은색과 회색, 갈색 및 주황색을 내고, 카로티노이드가 특수한 깃털 구조를 통해 밝은색을 냅니다.
그런데 비둘기 목 깃털의 형광은 색소에 의해 나는 색이 아니라 가시광선을 방해할 정도로 미세한 구조 표면에서 입자의 형태나 배열 등에 따라 빛이 반사, 산란, 회절하면서 나타내는 색입니다.
조류 깃털의 세부 구조를 살펴보면 중심을 잡아주는 줄기(rachis)가 있고, 양쪽으로 깃가지(barbs) 있습니다. 그리고 깃가지 양쪽으로 작은 깃가지(barbule)가 있고, 작은 깃가지 양쪽으로 또 미세한 갈고리가 있습니다.
덕분에 깃털들이 서로 잘 붙어 있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고, 만약 이와 같은 구조가 아니었다면 날갯짓을 할 때 깃털들이 분리되어 날 수 없었을 겁니다.
어쨌든 깃털 구조는 이처럼 매우 미세하게 되어 있는데, 비둘기의 작은 깃가지를 확대한 사진을 보면 케라틴 표면에 덮여있는 멜라닌 봉들이 보입니다. 여기에 자연광이 비쳤을 때 멜라닌 봉들의 배열에 따라 빛 반사가 달라지고, 다양한 색을 내게 됩니다.
이러한 원리는 공작새의 화려한 깃털 색에도 적용됩니다. 이를 증명해주는 실험도 있는데, 공작새의 꽁지 깃털을 무채색의 글리세린 용액에 담가서 미세한 틈을 메워버렸을 때 배열 구조가 달라지면서 깃털 색깔이 달라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공작새의 깃털을 분해해 보면 흰 가루밖에 안 나옵니다.
그런데 근본적으로 비둘기는 왜 목에만 형광을 띠게 된 걸까요?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구애의 목적일 것으로 추정합니다.
건강한 수컷 비둘기일수록 목 주변에 화려한 색을 띠고, 대체로 암컷보다는 수컷에서 색이 진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구애할 때는 목의 깃털을 부풀리고, 꼬리를 펼친 다음에 고개를 까닥까닥합니다. 색깔이 화려하다면 더욱 효과적일 겁니다.
공작새도 비슷합니다. 수컷 공작은 발정기가 되면 암컷에게 다가가 장식깃을 수직으로 세운 뒤 부채형으로 날개를 펼치는 행위를 합니다. 번식을 위해 구애의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방증입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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