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쓴 종이는 어떻게 처리될까?

* 이 콘텐츠는 한국제지연합회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종이는 AD 105년 처음 발명된 이래 우리가 알게 모르게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 양이 엄청나서 생활필수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쓸모를 다한 종이는 어떻게 처리되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많은 가정에서 종이를 따로 모아뒀다가 집 밖에 내놓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아뒀다가 내놓은 종이를 폐지(버려지는 종이)라고 부르곤 하는데, 종이는 재활용되므로 폐지라는 용어는 적절하지 않고, 종이자원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종이자원이 어떻게 재활용되는지 간략히 알아보면 수거부터 시작합니다. 수거한 종이자원을 물과 약품에 섞어 작은 섬유 입자로 풀어주고, 이물질과 종이 원료 속의 잉크 입자를 제거(탈묵)해준 뒤 원료저장소에서 원료와 약물을 일정 비율로 배합해줍니다.

* ‘종이자원’를 재활용하여 신문·인쇄용지·판지를 만드는 기본 공정, 가공공정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음.

이후 초지공정을 거치는데, 배합된 원료를 넓게 분사하여 종이를 건조하는 공정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종이를 필요에 따라 코팅 등의 가공공정을 거친 뒤 넓은 폭으로 생산된 종이를 용도에 따라 재단·포장하는 완정공정을 거치면 종이자원이 종이로 다시 탄생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종이 재활용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1년 기준으로 재활용률이 무려 87.4%라고 하는데, 나머지 12.6%는 서재에 꽂히는 책이나 사무실에 보관 중인 서류, 분리수거가 안 되는 일반 쓰레기로 배출되는 종이류 등입니다.

이처럼 종이자원은 재활용이 잘 되는 친환경 자원인데,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합니다. 잘 몰라서 놓치는 부분들로 오염된 종이는 재활용되지 않으므로 일반 쓰레기로 처리해줘야 하고, 택배 상자에 부착된 테이프와 라벨 등 다른 재질은 제거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같은 종이자원처럼 보여도 분리배출해줘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 종이상자, 신문·책, 종이팩(우유팩 등)입니다. 특히 신문·책류는 종이상자와 함께 배출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재활용이 어려워 신문·책류 종이자원이 필요한 기업들은 해외수입을 따로 하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또한, 종이팩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일반팩과 멸균팩을 따로 분리배출해줘야 하나 국내에는 아직 이를 위한 인프라가 잘 조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멸균팩은 일반 쓰레기로 처리해주고, 일반팩만 따로 모아서 배출해주면 재활용에 큰 도움이 됩니다.


여기까지 종이자원을 친환경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재활용이 어떻게 되는지와 다소 부족한 부분들을 살펴봤는데, 제지기업들도 종이의 생산 과정에서 환경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단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종이 원료는 체계적으로 잘 관리된 조림지에서 경작된 목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살펴보면 2021년 국내에서 사용된 전체 펄프양은 272만 톤입니다. 이중 수입량이 228만 톤이었고, 모두 잘 관리된 조림지에서 경작된 목재입니다. 나머지 44만 톤은 국내에서 나무의 생장 속도를 높이기 위해 가지치기한 부산물이나 간벌(나무들이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여 잘 자라도록 불필요한 나무를 솎아 베어 냄.) 된 목재 등을 활용했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그린피스를 비롯한 비정부기구(NGO)의 철저한 감시가 있고, 여러 선진국을 포함해 우리나라에서도 합법목재 교역촉진제도를 통해 불법 벌목된 임산물은 원천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끔 강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정부에서는 국내에서 발생한 재활용 가능 자원으로 생산된 제품을 대상으로 우수재활용제품(GR, Good Recycled) 인증제도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들은 산림이 손상되는 생산 방식을 막고 지속할 수 있는 산림경영을 정착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즉,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종이를 만들자고 원시림을 해치면서 목재를 생산하는 일은 없습니다.

물론 환경을 위한다면야 무엇이든 생산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고, 특히 종이는 활용성이 높아 삶에 꼭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전 세계적으로 주요 국가에서는 체계적으로 잘 관리된 조림지에서 경작된 목재로 만든 제품만을 수·출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최대한 친환경적인 종이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가 잘 몰라서 놓치고 있는 부분들만 잘 따라준다면 재활용도 더욱 잘 이루어지고 종이자원도 더욱 친환경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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