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의 주성분은 케라틴(Keratin)이라는 단백질이고, 자라나는 형태에 따라 생머리(직모), 반곱슬머리(파상모), 곱슬머리(축모) 등으로 분류합니다. 인종에 따라 생머리가 많은 집단이 있고, 곱슬머리가 많은 집단이 있는데, 유일한 특징은 아니라서 의문이 생깁니다. 무엇이 머리카락의 형태를 결정짓는 걸까요?
이 의문은 아직 완벽하게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밝히는 중이고, 이번 영상에서는 지금까지 밝혀낸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먼저 곱슬머리를 알기 위해서는 머리카락을 생성하는 기관의 구조를 파악해야 합니다. 머리카락(모발)은 모낭(hair follicle)이라는 곳에서 생성되고, 모낭의 특성에 따라서 질감이나 곱슬기 등이 결정됩니다.
이러한 모발의 특성을 결정짓는 것은 결국 유전자인데, 과학자들이 밝혀낸 사실에 따르면 모낭이 대칭이면 모발이 똑바로 자라고, 모낭이 비대칭이면 모발이 자라면서 말리는 경향이 생겨 곱슬거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모낭의 모양뿐만 아니라 머리카락을 구성하는 주요 단백질인 케라틴 단백질이 머리카락 내에 어떻게 분포하는지도 곱슬기에 영향을 줍니다. 이를 방증하듯 머리카락 단면을 전자현미경을 통해 관찰했을 때 곱슬머리는 케라틴 단백질이 불균일하게 분포했고. 특히 머리카락의 생장이 시작되는 아래쪽 부분에서 불균일한 정도가 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케라틴 단백질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k82 케라틴 단백질의 경우 모낭의 볼록한 쪽에서 뒤늦게 생성되어 곱슬머리를 유도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또 다른 연구 결과로는 모발의 섬유 속, 정확히는 모발 내 모피질 부위에는 위와 같이 3개의 다른 세포 유형이 존재하는데, 이 세포의 분포가 사람마다 달라서 분포 정도에 따라 곱슬머리에 영향을 미친다고도 합니다.
계속해서 다른 연구에서는 생쥐를 통해 실험을 진행했는데, IGF-1(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1)이라는 대표적인 모발성장인자가 곱슬머리에서는 영역에 따라 비대칭적으로 발현됐고, 이로 인해 한쪽 세포가 비대칭적으로 증식하다 보니 곱슬머리가 유도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간혹 대칭형 모낭을 가지고 태어난 생머리인 사람이 곱슬머리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들 모발의 모낭 바깥쪽 부분인 외모근초에는 모발의 성장을 컨트롤하는 EGFR(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 cluster이라는 수용체가 있는데, 간혹 항암제 성분이 모발의 성장을 컨트롤하는 EGFR(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의 활성을 억제해 생머리에서 곱슬머리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즉, 머리카락의 형태를 결정하는 건 대표적으로 모낭의 모양과 머리카락 내 케라틴 단백질의 분포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 말고도 관여하는 인자가 매우 많아서 계속 밝혀내는 중이고, 대표적으로 곱슬머리에 관여하는 단백질 인자에 대해 정리한 표는 아래와 같습니다.
결국 모발의 형태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차이에 따라서 생머리인지 곱슬머리인지, 아주 심한 곱슬머리인지가 결정되고, 유전이 90% 정도를 차지한다고 통계적으로 나와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모든 관여 유전자를 밝혀낸 것은 아니지만, 전광유전체 연관분석(GWAS, Genome Wide Association Study)이라는 유전자 분석 방법을 통해 밝혀진 몇 가지 유전자를 정리해보면 위 3개(KRT74, TCHH, CUTC)의 유전자는 거의 확정적으로 모발의 곱슬기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더 많은 데이터가 나온다면 언젠가는 곱슬머리의 모든 비밀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원고 : 과학커뮤니케이터 엑소(이선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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