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밸브·현관문 잘 잠갔는데 왜 자꾸 걱정될까?

* 이 콘텐츠는 '유노책주' 출판사와 협의하에 도서 '걱정 끄기 연습'의 내용을 바탕으로 사물궁이 잡학지식이 재구성해 제작했음을 알립니다. (*제작 지원 받음)

집에서 외출하기 전에 가스밸브는 잠갔는지, 창문은 닫았는지, 소지품은 챙겼는지, 현관문은 닫았는지 등의 여러 점검 과정을 거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집 밖을 나선 후에 자신이 한 점검 과정을 의심합니다.

이러한 의심은 걱정으로 변하고, 혹여나 무슨 일이 생길까 싶어서 집으로 돌아와 다시 점검하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이 경험하는 상황으로 정도가 심할 때는 이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기도 합니다. 왜 이런 행동을 보이는 걸까요?

인간의 뇌는 1,000억 개가 넘는 신경세포로 구성되어 있고, 신경세포는 ‘생각하기’, ‘기억하기’, ‘보기’ 등 다양한 역할을 복합적으로 수행하면서 같은 일을 하는 세포끼리 모여 영역을 이루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뇌를 연구해 온 의학박사 가토 도시노리(加藤 俊德)에 따르면 사람의 뇌는 영역마다 각기 다른 기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뇌 연구분야에서 정설로 통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는 이해를 돕기 위해 뇌의 특정 영역을 뇌의 주소라는 뜻에서 뇌번지라는 독자적인 개념으로 표현했고, 좌뇌와 우뇌를 전부 합쳐 약 120개의 뇌번지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기능에 따라 사고계, 이해계, 감정계, 전달계, 운동계, 시각계, 청각계, 기억계 등 8개 계통으로 나누었습니다.

이러한 뇌번지는 사람이 살아서 뇌가 기능하는 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서 두부를 넣은 된장찌개를 먹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두부가 없으면 사러 가야 합니다.

이에 따른 뇌번지의 작용을 살펴보면 [두부를 넣은 된장찌개를 먹고 싶다.(사고계·전달계) → 두부를 사러 간다.(운동계) → 냄비에 물을 끓여 국물을 낸다.(시각계·이해계)] 등의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사고계나 전달계 뇌번지에서 두부를 넣은 된장찌개를 먹고 싶다는 목적을 설정해야만 실제 행동에 나서는데, 다른 뇌번지가 작용한다면 수행하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뇌 MRI를 통해 뇌를 관찰해보면 걱정과 고민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은 대부분 사고계나 감정계, 기억계의 뇌번지가 주로 활성화된다고 설명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쓸 수 있는 뇌에 집착하는 편인데, 예를 들어서 이해계 뇌번지 중 좌뇌만 작용하는 사람은 말의 의미에 집착해서 “그게 뭔데?”, “그게 무슨 의미야?”라고 정의를 많이 따집니다.

이런 맥락에서 여덟 개의 뇌번지 역할과 특징을 이해하고, 뇌번지별로 주로 발생하는 집착에 의해 생긴 걱정을 다른 뇌번지를 강화하는 훈련을 통해 집착의 방향을 바꾸어 걱정을 해결하자는 것이 가토 도시노리가 주장하는 내용입니다.

개중 주제와 관련한 뇌번지는 감정계 집착에서 기인합니다. 감정계가 발달한 사람은 공포감이 남들보다 훨씬 강해 이것저것 많이 상상합니다. 그래서 다른 생각에 잠긴 채 막연하게 가스밸브를 잠그고 현관문을 잠그면 뭔가 행동했다는 의식이 약해져서 그 행동을 했는지 불확실해집니다.

이와 같은 공포의 상상을 멈추려면 운동계 뇌번지를 활용하는 것이 좋은데, 행동 순서를 미리 짜서 그 일을 하는 데 전념하도록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손끝을 확인하며 가스밸브나 현관문을 평소 쓰는 손의 반대 손으로 잠그는 식으로 순서를 정해 따르는 습관을 들이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는 순서대로 했으니까 괜찮다며 안심할 수 있습니다.

하나 더 예를 들어보면 많은 현대인이 인간관계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자기감정을 내보이지 못하고 타인의 감정에 쉽게 영향을 받는 유형의 사람이 많습니다. 이들은 상대방이 보낸 메시지에 당장 답을 보내야 할 것 같고, 원치 않는 약속이라도 따라야만 할 것 같은 걱정에 쉽게 휩싸입니다.

이는 의사소통할 때 작용하는 전달계 뇌번지의 집착에서 기인한 것으로 “받은 메시지는 이틀 안에 회신하면 된다”, “모임은 내키지 않으면 안 나가도 된다” 등 이해계 뇌번지를 활용한 기준을 정하고 따르면 도움이 됩니다.

물론 당장에 기준을 정하고 따른다고 해서 즉각 나아지지는 않습니다. 가토 도시노리는 효과를 보기 위해서 특정 뇌번지의 강화 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예를 들어서 운동계를 강화하는 훈련으로 걷는 습관을 들인다거나 평소 쓰는 손이 아닌 손으로 양치한다거나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해계 강화 훈련으로는 일정을 세우고 이해하는 시간을 갖거나 제한 시간을 두고 책상이나 가방 정리하기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살아 있는 한 계속 집착합니다. 뇌번지별로 집착을 구분해서 집착의 선택지를 변경하면 불필요한 걱정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뇌 전문의로 오랜 기간 뇌를 연구하며 뇌번지를 이용한 뇌 트레이닝법을 제창한 의학박사 가토 도시노리는 뇌에 관한 여러 책을 출간한 작가입니다.

영상에서 소개한 그의 신작 도서 <걱정 끄기 연습>은 불안과 고민, 집착을 멈추기 위해 뇌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다루고 있는데, 현대인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 읽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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