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왜 ‘나비야~’라고 많이 부를까?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가끔 길고양이를 만나곤 합니다. 고양이는 강아지와는 달리 가까이 다가가면 재빨리 도망가서 친해지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고양이에게 다가갈 때 ‘나비야~’라고 부르면서 다가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주제의 의문이 생깁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고양이와 나비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데, 왜 고양이를 보면 자연스럽게 ‘나비야~’라고 부르곤 하는 걸까요?

시작에 앞서 해당 주제와 관련해 다양한 주장만 있을 뿐 사실이라고 확답할만한 자료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와 관련한 여러 주장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먼저 고양이와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원숭이의 어원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옛문헌을 살펴봤을 때 ‘원숭이’라는 용어는 17세기까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 이전에는 원숭이를 ‘납’이라고 했고, 최초의 용례는 훈민정음 해례본(訓民正音 解例本, 1446)에서 쓰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납이라는 용어는 16세기 말까지만 쓰였고, 이후에는 잔나비라고 불렸습니다. 원숭이라는 단어는 18세기에 한자어인 ‘원성(猿狌)이’가 먼저 생긴 뒤 ‘성(猩)’의 음이 ‘승’으로 변하고, ‘원승이’가 ‘원숭이’로 불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원숭이가 고양이와 무슨 연관이 있다는 걸까요?

원숭이는 나무를 잘 탑니다. 이와 비슷하게 고양이도 나무를 잘 타고, 매우 날쌥니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고양이를 보면서 원숭이 같다는 말을 자주 했고, 고양이를 보면서 원숭이를 뜻하는 ‘납’이라고 불렀습니다.

직접 발음해보면 ‘납이야’가 발음이 순화되어 ‘나비야’로 들릴 텐데, 이것이 고양이를 나비야라고 부르는 이유라는 겁니다. 그리고 이것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이유는 어른들이 고양이를 나비야라고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따라 부르던 것의 영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진짜 고양이의 움직임이 나비와 비슷하다는 이유에서 나비라고 불렀다는 주장도 있고, 고양이의 털무늬가 나비의 날개처럼 화려하다고 해서 나비라고 불렀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립국어원에서도 다양한 자료를 살펴봤지만 명확한 이유를 찾기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다만, 북한 방언 중 ‘나비’라는 단어 뜻에 고양이의 의미가 있다는 말을 덧붙여주었습니다.

어떠한 자료에도 나와있지 않은데, 많은 사람이 고양이를 보면 나비야라고 부른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으신가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하기 힘든 현상입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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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왜 '나비야~'라고 많이 부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