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 트롤링하는 사람은 어떤 성향의 사람일까?

* 이 콘텐츠는 DBpia에서 제공하는 논문 [플레이어의 개인 성향과 게임 내의 트롤링 행위의 관계:<리그 오브 레전드>를 중심으로.]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 (* DBpia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았습니다.)

즐겨하는 게임이 있으신가요?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게임이 존재하는데, 다른 사람들과 팀을 이루어서 상대 팀과 전투해 승리해야 하는 게임도 존재합니다. 그런데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들의 숙련도는 제각각이라서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문제는 일부러 못하는 사람도 있다는 겁니다.

팀원들이 게임을 승리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일부러 패배하기 위한 행위는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이렇게 게임을 일부러 망치는 행위를 트롤링(Trolling)이라고 부르는데, 트롤링하는 사람들은 어떤 성향의 사람일지 연구한 논문이 있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연구는 최근까지도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를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롤(LoL)은 보통 5대5로 팀을 나누어 상대 팀의 기지를 먼저 파괴하거나 항복을 받아내면 승리하는 게임으로 개인의 숙련도도 승리에 중요하지만, 팀원과의 협력과 전략이 매우 중요해서 트롤링은 승리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해당 연구보다 먼저 연구된 국내 자료 중 트롤링이 발생하는 행위 배경을 분석한 논문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긴 플레이 시간(평균 약 30분)에 따른 압박감과 패배에 따른 좌절감, 시스템적 규제의 허술, 다양한 챔피언을 선택하면서 고정된 자아 형성 어려움, 익명성과 팀원이 계속 바뀌는 만큼 책임감의 부재, 개인의 실수에 대해 과도한 비난을 퍼붓는 환경 등 여러 복합적인 원인이 개인의 심리적 상태와 스트레스를 고조시켜 트롤링 유저를 만든다고 합니다.

또 해외에서 연구된 자료들은 주로 개인의 특성에 기반을 두고 분석했는데, 많은 트롤러가 상대방의 예측 가능한 반응을 보면서 즐거움을 느끼기 위함이거나 게임이 지루하거나 다른 플레이어에 불만을 가지면서 복수하기 위해 트롤링을 한다고 보기도 했고 다른 사람에 비해 낮은 정도의 우호성과 성실성을 가진 사람들이 반사회적인 동기를 표출하기 위해 트롤링을 한다고 보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어 성적 쾌감을 느끼는 사디즘(Sadism) 성향을 가진 사람이 트롤링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 자료도 있었습니다.

다루고자 하는 논문에서는 플레이어의 개인 성향에 중점을 두고 연구했는데, 롤 커뮤니티 이용자를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자존감과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과 같은 개인심리욕구, 분노감, 적대감, 신체적·언어적 공격성 등에 대한 설문 응답의 형태로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응답자 중 남성은 770명(84.25%), 여성은 144명(15.75%)이었고, 평균 연령은 22.19세(표준편차=4.78)였으며, 게임의 레벨/티어는 아래와 같습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요인에 나이와 신체적·언어적 공격성이 확인됐습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트롤링할 확률이 높았는데, 다른 선행 연구에서도 나이가 어린 플레이어들은 게임 내 상호작용에서 비방이나 비난과 같은 부정적인 상호작용을 할 가능성이 높았던 것과 일치하고,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나이가 한 살 증가하면 트롤이 될 가능성이 약 11.5% 줄어든다고 합니다.

또 신체적 공격성은 점수가 1점 높아질 때 트롤이 될 가능성이 약 4% 높아졌는데, 이는 사회통념과 다른 선행 연구의 내용과도 일치합니다. 의아한 부분은 언어적 공격성이 1점 높아지면 트롤이 될 가능성이 약 5.5% 감소했다는 겁니다.

논문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두 가지 해석을 내놓았는데, 첫 번째는 많은 플레이어들이 욕설에 대해 신고하는 등 문제 삼는 경우도 많으나 게임 지식이 부족하거나 트롤링 행위를 더 심각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기에 언어적 공격성은 크게 문제 삼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응답자가 설문 문항을 어떻게 해석하고 답변했는가입니다. 언어적 공격성 측정 문항에는 ‘사람들이 나를 짜증나게 하면 나도 그에 맞서 그들에게 한마디 해줄 수 있다.’ 혹은 ‘나는 친구와 의견이 다를 때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등이 있습니다.

문항 내용만으로 보면 응답자들은 언어적 공격성을 측정하는 문항을 말다툼을 즐겨하는 행동으로 해석하기보다는 문제가 생겼을 때 대화로 풀려는 행동으로 이해하고 응답했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공격적인 언어를 통해 즉각적인 감정을 표현해 감정을 해소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트롤링은 팀에 대한 분노로도 발생하지만, 이유 없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굳이 언어적 공격성을 보이며 트롤링할 이유가 없어 보이고, 오히려 게임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할 때 언어적 공격성이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논문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이 연구는 트롤링을 일으키는 다양한 상황적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기에 특정 성향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트롤링을 한다고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설문 문항에 대한 변수들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연구에서 사용한 방식으로 플레이어를 분류해봤을 때 일반 플레이어는 95.8%의 높은 확률로 분류할 수 있었으나 트롤 구분은 18.8%로 낮았습니다. 이는 트롤링이 개인 성향만이 아니라 상황적 요인과 복합적으로 연관되어 발생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트롤링을 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내재적인 성향이 나이가 어릴 확률이 높고, 높은 신체적 공격성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

* 논문을 더 자세히 읽어보고 싶다면.. - 이준명, 나정환, and 도영임. "플레이어의 개인 성향과 게임 내의 트롤링 행위의 관계:< 리그 오브 레전드> 를 중심으로." 한국게임학회 논문지 16.1 (2016): 63-71. : https://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07437976 * 소속 기관에서 구독하지 않더라도 논문을 무제한 볼 수 있는 개인구독 서비스 : https://bit.ly/43TdanT

Copyright. 사물궁이 잡학지식. All rights reserved

게임에서 트롤링하는 사람은 어떤 성향의 사람일까?